KTX 열차가 또 멈춰 섰다. 17일 부산에서 서울로 가던 KTX 열차가 모터고장으로 김천터널 안에서 1시간 동안 정지해 승객들이 불안과 무더위에 시달렸다. 또 다른 KTX 열차는 냉방장치가 고장 난 채 2시간이나 운행, 승객 800명이 고통을 겪었다.
KTX 안전사고는 이달 들어서만 벌써 5번째다. 1일과 15일에는 달리던 열차에 연기가 발생해 승객들이 대피했다가 다른 열차로 갈아탔고, 10일에는 온도감지장치의 이상으로 열차가 긴급 정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다가 해머로 유리창을 깨고 탈출하기, 갈아타기, 환불 요구 등 ‘고장철’로 전락한 KTX에 대한 이용객의 불안과 불만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렇게 하루가 멀다 하고 차량과 선로에서 갖가지 사고와 고장이 발생하고 있지만 코레일은 원인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정비를 강화하고 있는데 왜 이런 사고가 발생하는지 모르겠다”거나“전자장치의 고장은 미리 점검해도 예방하기 어렵다”는 등의 무능하고 무책임한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지난 2월 광명역 탈선사고 후 국토부와 코레일은 운행 감축을 통한 정비 강화와 부품 교체주기 단축을 통해 KTX의 안전성을 항공기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 뒤에도 KTX는 10번이나 고장을 일으켰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각종 사고의 주범이었던 한국형 고속열차 KTX 산천뿐만 아니라, 17일 고장을 일으킨 것과 같은 프랑스제 수입열차까지 노후화 하면서 고장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지금처럼 안일하게 대처하다가는 자칫 대형 참사를 불러일으킬 위험성이 그만큼 높아졌다.
임기응변이 아닌 특단의 대책이 시급하다. 경영 효율에 집착한 나머지 안전불감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코레일에 맡겨둘 일이 아니다. 감사원장도 필요성을 언급한 만큼 전면적인 감사를 통해 구조적 원인과 근본 해결책을 찾아내야 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수많은 승객이 불안감을 떨쳐버리지 못한 채 KTX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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