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말라리아 공동 방역사업에 헌신하면서 '말라리아 전문가'로 불리던 박재원(45) 가천의대 교수가 14일 라오스에서 불의의 사고로 사망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주 라오스 대사관 측은 18일 "박 교수가 라오스 북부 루앙프라방에 있는 꽝시 폭포에서 수영을 하다 급류에 휩쓸려 숨졌다"고 밝혔다. 사고 지역인 루앙프라방은 최근 며칠 사이 많은 비가 내려 꽝시 폭포 입구에 있는 다리가 유실되고 매표소 조형물이 사라지는 등 물이 많이 불어난 상태였다. 박 교수는 세계보건기구(WHO) 말라리아 국제자문관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라오스를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딴 뒤 2001년부터 가천의대 의학전문대학원 미생물학과 교수로 재직해 왔다.
그는 WHO 말라리아 자문관으로 활동하며 2008년부터 콩고, 파푸아뉴기니, 미크로네시아, 라오스 등 기후변화에 취약한 지역에 파견돼 말라리아의 방역에 힘썼다. 5월엔 남북교류 단절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말라리아 지원물자를 제공하기도 했다. 또 2001년 전국체전 크로스컨트리 대회에 참가해 금메달을 딸 만큼 운동에 대한 열정도 컸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박 교수의 시신은 루앙프라방 도립 병원에서 화장된 뒤 18일 오전 6시 인천공항을 통해 한국에 도착했다. 빈소는 분당 서울대병원, 발인은 20일. 유족으로는 부인과 아들 2명이 있다.
송옥진기자 cli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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