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대 상습폭행 의병제대에 국가도 배상 판결

수원지법 민사 제3단독 엄상섭 판사는 군대 내 상습폭행으로 의병제대한 이모(23)씨와 이씨 부모가 선임병 A(23)씨 및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고는 2,900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고 18일 밝혔다.

엄 판사는 판결문을 통해 “A씨는 이씨를 상습적으로 폭행한 데다 성추행까지 해 손해배상 책임이 있고 국가는 A씨의 가혹행위를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는데도 관리감독에 소홀해 손해배상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월13일부터 2월17일까지 강원 고성군 모 부대에서 A씨에게 12차례에 걸친 폭행과 2차례의 성추행을 당한 뒤 정신 및 행동장애 후유증을 앓다 같은 해 6월 의병제대하자 치료비와 위자료 등으로 6,300여만원을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청소를 제대로 안 했다는 이유 등으로 이씨를 청소도구나 프라이팬, 벽돌, 운동기구인 덤벨(dumbbell) 등으로 폭행하고 페트병에 든 간장과 참기름을 마시게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지난해 9월 고등군사법원에서 징역 1년6월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수원=김창훈기자 chkim@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