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에 대해 '통일의 아이콘이다' '고래도 문화다'라고 나는 주장해 왔다. 불법 포획이 아닌 고래와의 소통을 통해 다양한 문화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실천했다. 남북한 공동 고래 연구도 수시로 제안해 왔다. 울산과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가 한국의 고래 관광을 선점한 것은 고래를 살아있는 생명으로 대접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래는 여전히 '사람의 지속가능한 애정이 필요한 바다 친구'다. 제주에서 '관심필요'의 멸종 위기 등급이며 국제포경규제협약(ICRW)에 따른 국제적 보호종인 큰돌고래를 불법으로 포획, 훈련시켜 제주 중문단지와 서울대공원 등지에서 돌고래쇼를 시켜 왔다. '평화의 섬' 제주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사건이다.
먹이 따라 자유롭게 이동하며 사는 큰돌고래가 제주바다에서 200여 마리가 무리 지어 시식하는 것은 세계 고래학자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받아 왔다. 그러한 진객을 불법 포획해 훈련시킨 죄도 죄지만 훈련 도중에 폐사시킨 죄는 더 크다. 오랫동안 쇼를 위해 큰돌고래를 팔아먹는 일본의 노하우도 100마리 중 1, 2마리만 순치장에 적응시킨다.
나머지는 잔인하게 폐사됐다. 그렇다면 큰돌고래는 얼마나 죽어 나갔을까? 그 답이 나올 때까지 제주해경은 계속 수사해야 한다. 제주바다에 주소를 두고 사는 큰돌고래가 제주의 보물인데 제주는 왜 이를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는 일을 생각도 하지 않을까. 제주의 애정을 부탁한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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