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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속 한류 열풍 K앱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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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속 한류 열풍 K앱이 뜬다

입력
2011.07.17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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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너무 멋져, 눈이눈이 부셔, 숨을 못 쉬겠어 떨리는 걸. 지지지지~"

중국 광저우(廣州)의 한 식당. 느닷없이 걸그룹 소녀시대의 노래 지(Gee)가 흘러나온다. 한국TV가 여기도 나오나? 아니면 음반을 틀어놓았나? 여기저기를 둘러봤지만 어디에도 스피커는 없다.

멜로디를 따라 시선이 모아진 곳은 뜻밖에도 스마트폰이었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어플리케이션=앱) 개발사인 싱어텍이 한국가요에 흠뻑 빠져 있는 중국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내놓은 K팝 앱 '포밴드'에서 노래가 흘러 나오는 것이었다.

이 앱은 철저하게 중국시장 스마트폰 이용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다. 앱을 다운받아 실행하면 소녀시대 뮤직비디오와 함께, 누구나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가사가 한글 발음에 맞춰 알파벳으로 뜬다. 더구나 음의 높낮이에 따라 글자의 높낮이를 배치해, 악보를 모르더라도 어느 정도는 노래를 따라 부를 수 있도록 했다.

이준헌 싱어텍 대표는 "K팝 열풍과 스마트폰 열풍이 교묘하게 맞물리면서 앱에 대한 인기도 급상승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밴드에서 들을 수 있는 노래는 국내 아이돌그룹들이 유럽에서 공연했던 음악 외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MBC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에 나온 노래도 포함되어 있다. 현재 이 앱에 올라간 한국 노래는 2,500여곡. 이 앱은 아이폰 앱스토어에 이어 9월엔 안드로이드용으로도 출시될 예정이다.

거세지는 K앱 바람

이처럼 중국엔 요즘 'K앱(한류앱)' 바람이 거세다. K팝 뿐 아니라, 한국관련 콘텐츠를 담은 다른 앱들도 한류바람을 타고 덩달아 주목 받고 있다.

이중 음식점은 K앱의 핵심 소재다. 한류 드라마 '미남이시네요' '겨울연가'에 촬영지로 등장했던 맛집들, 혹은 한류스타 최지우나 배용준이 들렀던 음식점 등을 스마트폰 앱에서 얼마든지 소개받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국내 맛집 추천 앱인 '맛있는 지도'의 전명산 대표가 처음 이 앱을 개발할 때만해도, 매번 점심 메뉴 고민하는 일이 없도록 이용자끼리 맛집 정보를 나누자는 소박한 마음이었다. 하지만 한류바람을 느끼면서 그는 본격적으로 해외진출을 모색하게 됐다. 내달 중국에서 맛집 앱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 전 대표는 "앱의 영어ㆍ중국어ㆍ일본어 번역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한국 스타들이 들렀던 맛집이라든지 촬영 장소 등 한류 정보를 추가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글도 앱으로

"교수님, 한글이 로마자보다 훨씬 쉬운데 한글로 중국어 발음표기법을 만들 수 있을까요?"

정원수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최근 한 중국 유학생으로부터 이런 부탁을 받았다. 한류 열풍이 거세지면서 배우기 쉬우면서도 어떤 발음이든 표기 할 수 있는 한글의 매력의 빠진 외국인들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정 교수는 2005년 겨울부터 한글로 각국 언어 발음표기법 개발에 몰입해왔다. 예를 들어, '어디니'를 의미하는 중국어 발음을 기존에 한자 뒤에 'zai nar'로 영문만 표기했으나 앞으로는 '짜이 나'로 한글을 표기하겠다는 것. 한글 모양을 변형해 성조까지 표기하는 이른바 정원수체도 개발했다. 한국어에 관심이 높은 유학생 등 외국인에 인기가 높은데, 스마트폰으로 한국어를 배울 수 있도록 앱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9월 출시예정.

이 앱의 목표는 오락 기능이 아니다. 한글로 세계 언어를 통일하겠다는 것. 언뜻 허무맹랑한 꿈인듯 싶지만 정 교수는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중국인들이 한글 우수성을 아는데다 한류 덕에 한글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다"며 "13억 인구가 로마자 대신 한국어로 중국어 발음을 표기하게 된다면 훈민정음이 영어 대신 공용어가 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쳤다.

게임으로 배우는 한글 앱도 있다. 한글이 위에서 내려오면 바닷물에 빠지기 전에 스마트폰 자판으로 입력하는 방식. 앱 '한글 빨리 쓰기 게임' 개발자인 최성희 브로드콘 대표는 "한글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한글이 핵심 콘텐츠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K앱들은 이달부터 중국 최대 이동통신사 차이나 모바일과 일본의 NTT도코모 앱마켓을 통해 중국과 일본 시장에 진출한다. 바이린 중국 차이나모바일 부총경리(전무)는"한국 문화의 특색을 앱에서 느낄 수 있는 것이 강점이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영향력이 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마사하루 이쿠라 일본 NTT도코모 스마트폰 전략기획실장도"한류처럼 문화를 기반으로 한 콘텐츠는 일본 개발자들이 절대 흉내 낼 수 없는 핵심 콘텐츠로 일본에서 한국 게임, 동영상 등 관련 앱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에선 KT가 한ㆍ중ㆍ일 앱마켓 교류 프로젝트인 오아시스를 통해 한국 개발자들이 글로벌 시장에 진출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광저우(중국)=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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