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한국시간) 최종 라운드를 끝으로 막을 내린 제140회 브리티시오픈 골프대회(총상금 500만파운드ㆍ약 85억원). 최고의 역사와 권위를 자랑하는 브리티시오픈은 올해도 갖가지 이야기 거리를 쏟아냈다.
세계랭킹 1, 2위의 눈물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밀어내고 랭킹 1, 2위를 달리고 있는 루크 도널드와 리 웨스트우드(이상 잉글랜드)는 이번 대회 '이변의 희생양'이 됐다.
도널드와 웨스트우드는 1992년 닉 팔도(잉글랜드) 이후 19년 만에 잉글랜드 출신 우승자를 고대해온 홈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도널드와 웨스트우드는 이번 대회에서 각각 2라운드 합계 6오버파 146타, 4오버파 144타를 적어내며 예선조차통과 못하는 수모를 당했다. 도널드는 "이번 대회를 끝까지 치르지 못해 너무 실망스럽다"며 "내 능력을 믿었지만 어쨌든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부진했다"고 낙담했다.
강력한 우승후보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예선을 통과했지만 4라운드 합계 3오버파 287타를 적어내며 공동 26위까지 밀렸다.
반면 세계랭킹 6위인 필 미켈슨(미국)은 17일 밤 12시 현재 4라운드 8번홀까지 이글 1개와 버디 3개로 5타를 줄이며 중간 합계 5언더파로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와 공동 선두를 달렸다.
메이저 무관의 선전
세계랭킹 1, 2위가 첫 컷오프된 이번 대회에서 메이저 우승을 경험하지 못했던 선수들의 선전이 돋보였다.
대런 클라크(북아일랜드)는 대회 3라운드까지 5언더파 205타를 적어내며 단독 선두를 지켰다. 클라크는 4라운드 6번홀까지 이븐파에 그쳐 중간 합계 5언더파로 미켈슨에게 공동 1위를 허용했지만 이번 대회에서 주목을 받았다.
클라크는 유럽 투어에서 13승, 미국 투어에서 2승을 거둔 42세의 베테랑이지만 아직까지 메이저대회 우승은 없다. 199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2위를 차지한 것이 역대 메이저대회 최고 성적이다.
4라운드 6번홀까지 클라크를 3타차로 뒤쫓고 있는 더스틴 존슨(미국)과 토마스 비욘(덴마크도)도 메이저 우승 트로피와 거리가 멀다. 존슨은 지난해 US오픈과 PGA 챔피언십에서 3라운드까지 선두를 달리다 뒷심 부족으로 두 차례나 거의 손에 넣었던 메이저 왕관을 날려버리는 불운을 겪었다.
비욘은 2003년 이 대회에서 4라운드 15번홀까지 2타 차 단독 1위를 질주하다 16번홀(파3)에서 더블보기를 범해 벤 커티스(미국)에게 역전 우승을 허용했다. 메이저대회 준우승만 세 차례. 비욘은 이번 대회 출전 자격이 없었지만 비제이 싱(피지)이 부상 탓에 불참하는 바람에 대타로 나섰다.
폭우와 강풍에 고개 숙인 코리안 파워
한국 및 한국계 선수도 8명이나 출전해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잉글랜드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난코스에 한국 선수들은 차례로 고개를 떨궜다.
한국 및 한국계 중에는 재미동포 앤서니 김(26ㆍ나이키골프)이 4라운드 8번홀까지 1언더파를 쳐 6위에 올랐다.
하지만 양용은(39ㆍKB금융그룹)은 4라운드에서 15번홀까지 6오버파로 공동 24위에 머물렀다. 노승열(20ㆍ타이틀리스트)은 4라운드 합계 9오버파 289타로 공동 32위, 최경주(41ㆍSK텔레콤)는 11오버파 291타 공동 44위, 1라운드 돌풍을 일으켰던 황중곤(19)은 24오버파 304타로 부진해 예선을 통과하는 선수 중 최하위인 71위에 그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