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사진)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암 치료를 위해 다시 쿠바로 떠났다.
AFP통신은 "차베스 대통령이 16일 전용기 편으로 쿠바 수도 아바나에 도착, 화학적 요법을 포함한 새로운 암 치료 단계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번 쿠바행에는 차베스의 딸인 로사가 동행했으며 치료 기간과 귀국 시점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차베스 대통령은 앞서 국영TV를 통해 자신이 추가 치료가 필요한 상황임을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쿠바에서 느리고 복잡한 회복 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며칠 후에는 내 몸 속에 어떤 암세포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베스는 또 "아직은 죽을 때가 아니며 현재의 내 삶을 가장 사랑한다"며 완쾌를 자신했다.
차베스는 다만 쿠바로 떠나기에 앞서 대통령직 권한 일부를 측근들에게 위임했다. 그의 부재 기간 동안 엘리아스 하우아 부통령이 예산 관련 권한을 행사하고, 호르헤 지오르다니 재정장관도 별도의 임무를 부여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베네수엘라 의회는 16일 쿠바에서 화학적 치료를 받게 해달라는 차베스 대통령의 요청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베네수엘라에서는 대통령이 5일 이상 자리를 비울 경우 의회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차베스 대통령이 수술 받은 지 한 달이 지나도록 정확한 병명과 상태를 공개하지 않고 부재 중에도 대통령 권한을 행사하겠다는 방침에 야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한 야당 의원은 "국가의 건강은 대통령의 건강에 우선한다"며 "차베스가 쿠바에 머물 생각이라면 모든 권한을 부통령에게 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차베스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쿠바 순방 도중 골반 종양 및 암세포 제거 수술을 받고 4일 베네수엘라로 돌아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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