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의 선발 마운드, 팀 타율 1위를 자랑하는 막강 화력. KIA의 '유일한' 고민은 상대적으로 안정감이 떨어지는 불펜에 있다. 유동훈 손영민 심동섭 등이 자기 몫을 해주고는 있지만 삼성 철벽 마무리 오승환처럼 힘으로 상대를 제압할 만한 투수가 없다.
KIA에도 파워 마무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년 전만 해도 시속 150㎞짜리 직구를 마음대로 뿌려대는 한기주가 있었다. 한기주는 그러나 2009년 11월 오른 팔꿈치 인대 접합 및 뼛조각 제거 수술을 받았고, 1년 반 동안 재활에 매달렸다.
한기주는 14일 광주 두산전에서 무려 1,799일 만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3이닝 2피안타 3볼넷 3탈삼진 2실점 패전투수. 한기주는 30개 정도까지는 나무랄 데 없었지만 투구수가 점차 늘어나면서 제구력에 문제를 드러냈다.
조범현 KIA 감독은 17일 대구 삼성전을 앞두고 한기주의 불펜 전환 가능성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돌아온' 한기주가 2009년 6월21일 이후 756일 만에 세이브를 따냈다. 한기주는 3-2로 앞선 7회 말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3이닝 퍼펙트로 팀 승리를 지켰다. 삼성 타자 9명을 상대하는 데 필요한 투구수는 단 28개(스트라이크 17개).
KIA는 한기주의 호투와 지난달 허리 부상을 털고 돌아온 최희섭(3볼넷 1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4-2로 승리, 삼성을 1경기 차로 제치고 하루 만에 다시 단독 선두로 나섰다. 가장 먼저 50승 고지에 오른 KIA는 삼성과의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를 위닝 시리즈로 장식하며 올시즌 상대전적 6승5패로 앞서 나갔다.
경기 후 한기주는 "선발 로페즈가 옆구리 부상으로 조기 강판한 상황에서 내 공만 자신 있게 던지려 했다"고 말했다.
부산에서는 4위 LG가 4-0 완승을 거두고 롯데전 3연패에서 탈출, 승차를 다시 3.5경기로 벌렸다. 5위 롯데는 4연승 끝. LG 선발 리즈는 7이닝 무실점으로 최근 3연승의 신바람을 내며 시즌 8승(7패) 사냥에 성공했고, 마무리 임찬규는 전날 연장전 끝내기 패배의 충격을 딛고 1이닝 무실점으로 승리를 지켰다. 시즌 8세이브(6승3패).
인천에서는 7위 한화가 3위 SK를 5-0으로 제압했다. 한화 선발 양훈은 8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7패)을 신고했다. 한화 류현진은 5-0으로 앞선 9회 말 2사 2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박재홍을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류현진이 구원투수로 나선 것은 2009년 9월23일 송진우 은퇴경기 등 개인 통산 4번째다. 최하위 넥센은 잠실에서 선발 나이트의 호투와 알드리지의 2타점을 앞세워 6위 두산에 3-2 역전승을 거두고 최근 5연패에서 탈출했다.
한편 11일 만에 4개 구장 모두 경기가 열린 이날 단 한 개의 홈런도 나오지 않았다. 4경기가 모두 무홈런으로 끝난 것은 2007년 6월6일 이후 4년1개월 여 만이다.
잠실=최경호기자 squeeze@hk.co.kr
인천=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