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1개)과 세계육상선수권대회(3개)에서 따낸 금메달만 4개다. 세계 선수권에서 금 1개만 더 보태면 ‘인간 개구리’ 이반 페드로소(쿠바)와 어깨를 나란히 한다. 남자 멀리뛰기 현역 랭킹1위 드와이트 필립스(34ㆍ미국)가 도전장을 던졌다. 그의 최고기록은 8m74. 1991년 도쿄 세계육상선수권에서 마이크 파월(미국)의 세계신기록 8m95 이후 맨 앞자리에 올라있다.
드와이트는 60m, 100, 200m 등 단거리와 세단뛰기, 멀리뛰기 등에서 고루 두각을 드러냈다. 대학 때부터 멀리뛰기에 안착한 드와이트는 그러나 생애 처음으로 출전한 올림픽(2000년 시드니)에선 참담한 패배(8위)를 맛봤다. 이듬해 캐나다 에드먼턴 세계선수권에서도 8위로 주저앉았다.
‘낭중지추’. 주머니 속의 송곳이 자신의 존재감을 알리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드와이트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과 2004 아테네올림픽에서 잇달아 챔피언에 오르며 세계 1인자로 이름을 올렸다. 특히 아테네올림픽에서 찍은 8m59는 봅 비먼(1968년)과 칼 루이스(88년ㆍ92년)에 이어 역대 올림픽 사상 4번째 호기록이다.
100m를 10초06에 돌파하는 총알 스피드를 그대로 살려 유연한 동작으로 도약하는 드와이트는 흡사 전성기때의 칼 루이스를 연상케 한다는 평을 듣고 있다.
2005년 헬싱키 세계선수권도 그의 몫이었다. 그러나 2007년 오사카 세계선수권에선 동메달로 다소 부진한 데 이어 2008년 베이징올림픽때는 자국 대표 선발전에서 4위에 그쳐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2009년 6월 미국 프리폰테인 클래식대회에서 베이징 금메달 리스트 어빙 살라디노(28ㆍ파나마)와 맞대결 끝에 8m74를 뛰어넘어 보란 듯이 명예를 회복했다. 2개월 후 열린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드와이트에게 남은 목표는 두 가지. 대구 세계선수권 금빛 도약으로 페드로소가 보유하고 있는 기록에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것과 20년간 꿈쩍 않고 있는 파월의 세계기록을 뛰어넘는 것이다. 고령(?)의 드와이트가 과연 대구에서 두 가지 목표 모두 손에 넣을 수 있을지 육상계의 관심이 쏠려있다.
하지만 올 시즌 기록은 그리 좋지 못하다. 드와이트가 8m07이고 살라디노가 8m40이다. 살라디노의 최고기록도 드와이트에 불과 1cm모자란 8m73. 드와이트의 마음이 불안한 이유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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