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수 미국인 여고생이 청소년 한국말 경연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16일(현지시간) 재미한국학교협의회(NAKS) 주최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호텔에서 열린 '나의 꿈 말하기 대회'에서 앨리사 도노번 양이 금상을 수상했다. 재외동포가 아닌 순수 외국인이 대회에서 입상한 것은 처음이다.
미 메인주 포틀랜드 디어링고 1학년 앨리사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한 것은 4년 여 전인 2007년부터. 중학교 1학년이던 당시 한국계 미국인 남자친구를 짝사랑한 게 계기가 됐다. 앨리사는 "한국계 학생과 얘기를 나누고 싶어 인터넷을 뒤지며 독학으로 배웠다"며 "최근에는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햄릿, 오셀로, 리어왕, 맥베스)을 한국어 책으로 읽었다"고 말했다.
앨리사는 한민아라는 한글 이름도 갖고 있다. 화락할 민(旼), 예쁠 아(娥)라는 뜻으로 본인이 직접 지었다. 가수 서태지와 SG워너비, 넬 등을 좋아하고 음식 중에는 된장찌개가 제일 좋다는 그는 "남친이 이사를 가는 바람에 고백은 못했지만 한국어를 계속 공부해 그 대신 한국을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중학교 때부터 한국어를 공부해 말하기가 제일 약하다는 앨리사는 "고교 졸업 후에는 한국 대학에 진학해 언어학을 공부하고 싶다"며 "한국 사랑이 유별나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한국계 친구들이'전생에 한국 공주였을 것'이라고 한다"며 웃었다.
이날 최종 결선에는 미 전역과 캐나다, 동남아 등에서 청소년 300여 명 중 세 차례 예선을 거쳐 뽑힌 6명이 참가해 갈고 닦은 한국말 솜씨를 뽐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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