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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 이경민 경찰청주무관노조 위원장, 처우 개선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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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내 비정규직 문제도 심각" 이경민 경찰청주무관노조 위원장, 처우 개선 요구

입력
2011.07.17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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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결재서류의'임시'라는 항목에 이름을 기재했었죠. 하지만 우리도 엄연하게 담당 분야가 있고 실무에서는 누구보다 자신 있는 구성원입니다."

서울 마포경찰서 교통과에서 11년 째 행정 업무를 돕는 이경민(41) 주무관은 또 하나의 직함을 갖고 있다. 바로 행정안전부 소속 18개청의 소속기관 내 비정규직 중 최초로 만들어진 노조 '경찰청주무관노동조합' 위원장이다. 주무관은 계약기간이 정해지지 않은 6급 이하 계약직원을 일컫는 호칭이다. 2000년부터 마포서에서 업무보조 아르바이트를 하며 경찰과 인연을 맺은 이씨는 "정규직 공무원으로 전환시켜주겠다"는 말에 정식으로 일을 시작했다. 하지만 11년이 지난 지금, 그는 여전히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다. 입사 초 여느 직원들처럼 본 업무인 컴퓨터 작업 외에 커피 심부름, 청소까지 도맡아 했던 그는 "정규직원인 기능직과 업무 자체가 크게 다르지 않은 데도 주무관의 급여가 이들의 절반도 안된다"며 "상실감이 클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비정규직인 주무관이 기능직으로 전환되는 경우가 있지만 경찰 기능직에 자리가 나야만 가능해 실제로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그는 2005년부터 이 문제를 공론화하기 위해 모임을 이끌었고 2008년 일용직 신분에서 57세 정년이 보장되는 계약직 전환이라는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근로규칙 및 계약서에 기재된 '업무태만, 신체 정신이상, 근무시간 위반 등은 언제든 일방적인 계약해지가 가능하다'는 조항 때문에 불안은 여전하다"고 말한다. 조항을 악용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는 스스로를 '유령 같은 존재'라고 말했다. 직원명단에 이름이 없을뿐더러 공식 통계에도 잡히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정규직은 예산내역 중'인건비'항목에서 책정되지만 우리는'사업비'에서 지급된다"며 "일회성 비용으로 치부되기 때문에 항상 예산삭감 1순위로 꼽힌다"고 말했다. 이씨가 노조를 조직하게 된 결정적 이유이기도 하다. 지난 2월 노동부 승인을 받고 5개월 만에 경찰청 내 1,600여명의 계약직 가운데 1,483명이 가입할 정도로 호응이 컸다. 그는 "경찰이 대국민서비스 향상을 외치면서도 정작 직원들한테는 소홀했던 게 아니냐"며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근로기준법에 명시된 기본 수당조차 받지 못하는 현실부터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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