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가 병영 악습 근절을 위해 ‘기수개념 재정립’에 나섰다. 새 기수개념과 금기사항 등을 답은 행동강령도 마련 중이다.
17일 국방부에 따르면, 해병대는 최근 김시록 해병대 부사령관(준장)을 팀장으로 한 TF를 꾸리고 해병대 기수문화의 단점 개선방안, 선임기수의 금기사항 등의 기준을 검토하고 있다. 선임기수가 후임에게 해선 안될 행동 등을 명문화하겠다는 취지다.
또 병영생활 행동강령에는 8일 열린 해병대 지휘관회의 및 토론회에서 포항 교육훈련단이 발표한 ‘해병 3대 금기사항 등의 내용이 반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해병 3대 금기사항은 ▦해병대의 명예를 욕되게 하지 않는다 ▦적 앞에서 물러서지 않는다 ▦전우를 상하게 하지 않는다이다.
2003년 육군이 마련한 행동강령도 모델로 검토되고 있다. 육군 행동강령은 ▦분대장을 제외한 병 상호간에는 명령이나 지시, 간섭을 금지한다 ▦어떠한 경우에도 구타 및 가혹행위를 금지한다 ▦폭언과 욕설, 인격모독 등 일체의 언어폭력을 금지한다 ▦언어적, 신체적 성희롱, 성추행, 성폭행 등 성 군기 위반 행위를 금지한다 등 4개항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해병 기수 개념이 일부 왜곡되고 있는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기수를 (위계의 의미가 덜한) 차수로 바꿔 부를지, 기수를 그냥 두되 선임과 후임 사이 명령, 간섭 등을 금지하는 개념으로 할지 연구 중"이라고 설명했다. 당초 일각에서는 ‘해병 기수 자체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으나 현실성 등을 이유로 이 방안은 일단 배제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는 18일 김관진 국방부장관 주재로 열리는 ‘해병대 병영문화혁신’대토론회에서 이 같은 방안을 발표하고 여론을 수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김 장관은 최근 병영 내 모든 구타ㆍ가혹행위에 대해 군검찰부에 통보해 형사처벌 받도록 하고 사소한 사안이라 하더라도 징계처벌에서 온정주의를 배제하고 처벌할 것을 전군에 지시했다.
한편 김 장관은 16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가진 동행취재진과의 오찬간담회에서 “해병대 2사단 총격사건과 관련한 더 이상의 인사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말해 유낙준 해병대사령관(중장ㆍ해사33기)를 해임할 뜻이 없음을 분명해 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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