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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통일 21주년상' 푸틴에 주려다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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獨 '통일 21주년상' 푸틴에 주려다 취소

입력
2011.07.17 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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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의 한 단체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에게 정치적 성격의 상을 주려다가 국내외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수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16일(현지시간) 독일 일간 프랑크푸르터알게마이너차이퉁(FAZ) 등에 따르면, 크바트리가(Quadriga)상 수상자 선정위원회는 독일통일 21주년을 맞는 10월 3일 푸틴 총리에게 이 상을 주려던 계획을 바꿔 올해 수상자를 정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언론과 정치권에서 강력한 반대가 있어서 시상계획을 취소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위원회는 이달 초 “독일과 러시아 사이의 안정적 신뢰관계에 기여했다”는 이유로 푸틴 총리를 수상자로 선정했었다. 크바트리가상은 독일통일을 상징하는 베를린 브란덴부르크문 위의 동상 이름을 딴 것으로, 독일이 본받을 만한 업적을 남긴 사람이나 단체에 주어진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러시아 대통령과 헬무트 콜 전 독일 총리 등이 이 상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푸틴 선정 소식이 전해지자 독일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들은 푸틴 총리의 옛 소련 시절 국가보안위원회(KGB) 경력, 체첸 침공, 권위주의적 통치방식 등을 문제 삼아 반대성명을 잇달아 발표했다. 푸틴 총리가 내년 3월 대선 출마를 앞두고 이미지를 바꿔보려고 이 상을 원했다는 ‘음모설’까지 나왔다. 심사에 참여했던 쳄 외즈데미르 녹색당 대표는 한 인터뷰에서 “푸틴 수상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는데 그가 수상자가 됐다”고 주장했고, 민주화 운동을 주도한 공로로 2009년 크바트리가상을 받았던 바츨라프 하벨 전 체코 대통령은 “상을 반납하겠다”고까지 반발했다.

수상 백지화 소식에 러시아 총리실은 “이 결정을 존중할 것이며 양국 관계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개의치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총리실 대변인은 “푸틴 총리는 국제적으로 이미 여러 상을 받았기 때문에 또 다른 상이 필요하지는 않다”고 말했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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