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도청 개입 의혹을 받고 있는 KBS 장모(33) 기자가 경찰에 몰래 나와 조사를 받았다. 그러나 그는 도청 개입 의혹을 전면 부인했고 경찰도 관련 정황을 제대로 조사하지 못해 향후 수사에 난항이 예상된다.
경찰 관계자는 15일 "장 기자가 14일 오후 9시께 사전 통보 없이 변호사와 함께 출석해 자정까지 조사를 받고 돌아갔다"며 "장 기자는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장 기자가 철야조사를 거부해 사건 정황에 대한 기초 조사를 하는 데 그쳤다"며 "조사 시간이 워낙 짧아 장 기자의 주장을 주로 들었기 때문에 조만간 재출석을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다음 조사에서 녹취록 작성 과정, 노트북 PC와 휴대전화 분실 상황 등을 추가 조사할 계획이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 행태를 놓고 뒷말도 나오고 있다. 경찰은 이날 장 기자의 출석과 수사 이후 귀가 사실을 공개하지 않았고, 장 기자가 조사를 받던 시간 언론의 확인 요청에도 출석 사실을 부인했다. 경찰 관계자는 "장 기자가 언론 노출을 피하기 위해 사전 통보 없이 야간에 조사를 받으러 온 것 같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또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로 민주당이 고발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에 대해서도 자진 출석을 추가로 요구하기로 했다.
한편 KBS 관계자는 "장 기자가 (경찰의 압수수색에 앞서) 휴대전화, PC를 분실한 뒤 신고를 해 회사에서 새로 지급해줬다"고 확인, 증거 은폐 의혹도 커지고 있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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