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히 세계대전으로 불릴 만큼 특허싸움이 가열화되는 만큼, 기업들에게 이제 특허관리는 중요한 경영요소가 됐다.
우선 특허전쟁은 기업들에게 엄청난 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사안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각 기업들이 주로 소송창구로 활용하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경우, 한 업체가 경쟁 업체를 제소하거나 피소되면 현지 변호사 선임 비용과 특허침해에 따른 배상금까지 포함해서 일반적으로 1,000만달러(약 110억원)가 넘는 비용이 들어간다.
애플이나 삼성전자 같은 글로벌 기업들의 싸움이라면 비용은 훨씬 더 늘어난다. 상대가 거물급인 만큼, 별도의 초호화 특허 전문 변호인단을 구성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경우 소송 비용은 적게는 4,000만~5,000만달러에 달한다는 후문이다.
법적 공방인 만큼 시간도 오래 걸린다. ITC가 제소를 받아들여 판정을 내리기까지는 보통 12~15개월 정도가 소요된다. 일반 법정에서 진행되는 특허침해소송도 마찬가지. 결국 업체가 ITC 소송에 걸리게 되면 많게는 1년 넘게 수 백 억원의 비용을 들여 지루한 법적 공방을 벌여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글로벌 대기업들은 별도의 '특허전사'를 양성하고 있다. 국내 전자업계들도 최근 들어선 특허팀을 대폭 보강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자체 경영진단 이후 각 사업부에 흩어져 있던 지적재산(IP) 출원팀을 한 곳으로 통합, IP센터를 설립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 소송대응을 위해 삼성종합기술원 산하에 있던 IP센터와 각 사업부별 IP 전담 인력을 한 곳에 모아 최지성 삼성전자 부회장 산하의 직속기구로 편입시켰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 2005년 250여명이었던 IP센터의 특허 전담 인력이 현재는 450명까지 늘었다"며 "각 부문별 전문가들이 글로벌 특허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도 변호사와 변리사, 기술전문가 등을 대폭 보강, 200여명 수준인 특허 관련 인력을 2013년까지 30% 이상 늘릴 계획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최근 기업들 사이에 특허 전쟁이 빈번하게 벌어지고 있는 만큼 최고경영진에서도 특허기술 방어에 가장 큰 관심을 두고 있다"며 "기술과 지적 재산권 보호를 위해 특허 전문가 확보와 육성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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