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대학살의 숨겨진 이야기
내일 우리 가족이 죽게 될 거라는 걸 제발 전해주세요 / 필립 고레비치 지음
1994년 4월 아프리카의 르완다 정부는 다수족인 후투족에게 소수족인 투치족을 죽이라는 '인종 청소' 지시를 내린다. 그로부터 약 3개월 동안 분당 7명, 시간당 400명, 하루에 1만명씩 살해돼 르완다 인구의 10%에 달하는 약 100만명의 투치족이 사라졌다.
저자는 '르완다 대학살'이 일어난 다음 해인 1995년부터 3년 동안 참사의 현장인 르완다 지역을 취재하며 학살에서 살아남은 생존자들을 인터뷰했다. 참사가 일어나기 전후의 상황과 진행 과정 등을 르완다 지도층과 학살 가담자, 투치족 생존자 등의 증언을 통해 구체적으로 그려낸다. 또한 참상을 기억하기 위해 시체를 거두지 않고 그대로 보존한 교회당과 투치족 학살에 협조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생명을 위협받은 후투족 등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르완다 대학살의 숨겨진 이야기들을 공개한다. 강미경 옮김. 갈라파고스 발행ㆍ432쪽ㆍ1만6,500원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북유럽 디자인에 열광하는 이유
친절한 북유럽 / 김선미·박루니·장민 지음
스칸디나비아반도에서 불어온 디자인 북풍이 거세다. 베르너 팬톤, 프리츠 한센 같은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이너의 전시회부터 실용적인 저가가구 이케아에 열광하는 주부들까지. 북유럽 디자인 관련 서적들도 봇물을 이룬다.
<친절한 북유럽> 은 헬싱키와 스톡홀름 코펜하겐 등지에서 만난 디자인과 디자이너, 디자인스쿨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북유럽 디자인이 낳은 아름다운 디자인 제품을 단순히 소개하는데 그치지 않고 그것이 어떤 과정을 거쳐 형성되었는지에 초점을 맞춰 썼다. 친절한>
저자들이 정의하는 스칸디나비안 디자인은 스타일이기보다 삶이자 일상이다. 겨울이 길어 집에 있는 시간이 유달리 길 수밖에 없는 지리적ㆍ기후적 특성으로 인해 북유럽은 디자인 강국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디자인'이란 결국 올바른 결과를 끄집어내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이니까.
저자 3인은 같은 잡지 기자 출신으로 루트3(√3)이란 이름으로 다양한 문화ㆍ예술 관련 콘텐츠를 생산하는 프로젝트 그룹. 아트북스 발행ㆍ440쪽ㆍ1만9,800원
박선영 기자 aurevoir@hk.co.kr
죽음을 무릅쓴 용기는 거둬라
겁쟁이가 세상을 지배한다 / 프란츠 M 부케티츠 지음
싸워 이기는 자가 강한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것이다. 이 책의 메시지는 이 한 마디로 압축할 수 있다. 말하자면 겁쟁이 예찬론이다. 저자는 역사가 비겁함보다는 용기를 찬양하면서, 수세기 동안 수많은 병사와 전사들이 목숨을 잃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런 희생들은 히틀러의 나치정권이나 이슬람의 자살테러범 등 범죄에 가까운 이념이나 신앙에 악용됐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를 구한다는 명분으로 죽음을 무릅쓰기보다 조금 비겁해지더라도 오래 살아남는 것이 앞으로 타인과 사회를 위해 선행을 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한다.
저자는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윈의 자연선택론을 가져온다. 자연선택론에 따른 적자생존 개념에서 '적자'는 '가장 강한 자'가 아니라 '삶과 생존을 위한 전략을 갖추고 있는 개인'이라는 것이다. 저자는 겁쟁이의 미덕을 갖추었을 때, 국가에 맹목적으로 휘둘리지 않고 비로소 자신의 삶에 충실할 수 있다고 말한다. 이덕임 옮김. 이가서발행ㆍ268쪽ㆍ1만3,500원
김현우 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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