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감사에서 비리가 적발된 사학법인 임원들이 줄줄이 취임승인 취소 처분을 받았다.
서울시교육청은 15일 학교법인 상록학원(양천고) 청숙학원(서울외고)의 임원 전원과 진명학원(진명여고) 이사 5명, 숭실학원(숭실중ㆍ고) 이사 4명에 대해 임원 취임승인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이사 7명, 감사 2명의 취임승인이 취소된 상록학원은 이사장이 옹벽공사와 방송실 시설공사 업체로부터 5,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하고, 법인회계에서 집행할 제세공과금, 시설공사비 등 1억 3,000여만원을 학교회계에서 목적 외로 집행하는 등 시설공사, 학교회계 등 분야에서 총 35건의 비리가 적발됐다. 일가족이 설립자, 이사장, 교장을 맡아 운영한 청숙학원은 법인 회계자금 수억원을 횡령하고 학교법인에서 감사를 소홀히 한 사실 등이 적발돼 이사 8명, 감사 2명의 취임승인이 취소됐다. 진명학원은 이사회ㆍ회계 운영과 교원 인사, 시설관리 등 19건의 비리가 적발됐고, 숭실학원도 공사지원금과 장학금 횡령 등 27건의 위반사항이 드러났다.
교육청은 이들 4개 사학법인에 대해 교육계, 법조계, 언론계 등으로부터 후보자 추천을 받아 임시이사 후보를 구성한 뒤 교과부 장관 자문기관인 사학분쟁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임시이사를 선임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학교가 정상화할 때까지 현 재단은 학교 경영에서 물러나게 된다.
한편 "교육청이 사학재단 비리를 적발하고도 감사처분 집행을 미루면서 '늑장 대응'을 하고 있다"는 전교조 서울지부 등의 비판에 대해 교육청은 "감사는 지난해 끝났지만 이의신청과 재심의, 청문회 등의 과정을 거치느라 지체됐다"고 해명했다.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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