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가 불안할 때는 역시 금(金)이 최고다.'
국제 금값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고 있다. 이 영향으로 국내에서도 금반지 1돈(3.75g)이 사상 처음 25만원을 넘어섰다. 인플레이션 우려에 미 달러화 약세가 겹쳐져 안전자산인 금값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현재 온스(31.1g)당 1,500달러 선인 국제 금값이 올 연말이면 2,000달러를 돌파하고, 국내 금값도 몇 년 내 3.75g당 50만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15일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14일 금 소매가는 살 때 기준으로 3.75g에 21만7,200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부가가치세(10%)와 통상 1만원 이상의 세공비를 더하면, 소비자들이 금반지 등 세공품 1돈을 살 경우 25만원 이상 들어간다.
귀금속 상가가 밀집한 서울 종로3가에서 소매점을 운영하는 백모(62)씨는 "32년간 귀금속 가게를 열면서 금반지 1돈이 25만원을 넘어선 건 처음"이라며 "금을 팔겠다는 사람만 있고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장사가 안 된다"고 하소연했다. 금 소매가는 2008년 8월 16일 3.75g당 10만9,670원을 기록한 이후 상승세를 지속, 지난해 6월 9일 20만원을 돌파했다.
국내 금값이 오른 것은 국제 금값의 가파른 상승 탓이다. 14일(현지시간) 뉴욕상품거래소에서 8월물 금 선물 가격은 온스(31.1g)당 3.8달러(0.24%) 오른 1,589.3달러로 마감했다. 이틀 연속 최고가를 기록한 데 이어 또 다시 사상 최고 기록을 갈아치웠다. 지난해 9월 온스당 1,200달러를 돌파할 때부터 금값 거품론이 나왔지만 오름세는 멈추지 않고 있다. 유럽의 재정위기 확산 우려와 미 달러화 약세가 금값 상승을 부추긴다는 분석이다. 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3차 양적완화 언급도 금값 상승세에 기름을 부었다.
이처럼 금값이 치솟자 1g짜리 돌 반지가 출시돼 인기를 끄는가 하면, 금 펀드, 금 상장지수펀드(ETF), 금 파생결합증권(DLS) 등 '금테크'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FnSpectrum)에 따르면 설정액 10억원 이상 금 펀드 19개의 연초 이후 평균수익률은 2.47%(15일 기준)다. 금 선물과 금 ETF에 투자하는 'KB스타골드특별자산투자신탁A'의 경우 올 들어 10.64%의 수익률을 보였으며, 특히 최근 1주일 수익률이 4.49%에 달한다.
홍태화 대우증권 스톡마스터는 "당분간 금값 상승세가 이어지겠지만, 금은 가격 변동이 심한 만큼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며 "분산투자의 원칙 아래 장기 투자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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