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블로그 이야기로 사회가 떠들썩하다. 파워블로거가 매개한 공동구매 물품의 품질과 유해성 문제로 인한 사태가 본질이다. 국세청과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관은 물론 정치권까지 이 문제를 주목하고 있다.
파워블로거의 공동구매 행위는 물론, 기타 블로그 마케팅이란 이름으로 행해지던 기존과 다른 소셜미디어를 활용한 마케팅 행위도 비판의 도마에 올라 있다. 논점이 다소 분산되어 있지만'블로그의 미디어적 책임과 역할'에 대한 근원적인 이야기가 핵심이라고 봐야 한다. 만일 발언의 영향력도 없고 사람들에게 구체적인 행동 유발을 일으키거나 구매 행위를 유도할만한 미디어적 역할이 없었다면 이런 사태도 없었을테니 말이다.
결국 곪아터진 파워블로거 사태
아이러니한 것은 지금껏 블로거들은 자신들을 1인 미디어의 선두주자임을 자임하면서도 그동안 상대적으로 열악한 영향력을 자조해오던 터에 이렇게 문제가 불거지면서 오히려 '1인 미디어'의 힘을 기성 미디어에 의해 인정받게 되는 묘한 상황으로 전개되고 있다.
이번 사태가 진행되면서 수많은 업계 관계자와 블로거들, 그리고 언론사 기자들로부터 전화와 메시지를 받았다. 그들은 때로는 구체적으로 파워블로거의 문제점을 거론하기도 했고 때로는 파워블로거들의 억울한 점을 호소하기도 했으며 일부 파워블로거들은 무차별적인 언론의 공격에 이어 신상털기를 당하는 등 괴로움을 토로했다. 또한 그동안 파워블로거를 통해 새로운 판매 유통 채널을 확보했다는 안도감을 갖고 있었던 중소기업인들은 지금의 사태가 중소기업 제품 전반의 불신으로 이어지지나 않을까 우려를 표시하기도 했다.
개인적으로 필자도 블로거 활동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지만 같은 블로거로서 잘못한 것은 잘못했다고 해야 하고 문제가 일어나기까지의 과정에서 오해나 실수가 있었다면 이 또한 인정할 것은 인정해야 한다고 본다. 과도한 욕심이 양심을 속이는 일이 있었다면 그것 역시 사죄해야 할 일이다.
이미 몇 차례 소위 파워블로거들의 무차별적이고 과다한 수익 활동이 네티즌들의 정서상 반감을 일으킨 적도 있어서 어찌보면 '터질 것이 터졌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렇다면 해결지점은 어디에 있을까? 문제가 복잡할수록 상식에서 해답을 찾아야 한다. 지금 시점에서 핵심적으로 살펴봐야 하는 것은 파워블로거의 문제들이 그동안 기성 미디어를 비판하던 블로거들이 지적해오던 것들이라는 점이다.
하지만 모든 것을 인정한다고 쳐도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지점은 '블로그를 이용하는 모든 사람'을 규제 대상으로 삼거나 감시 대상으로 여기는 행태다. 여기저기서 규제 강화의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이미 수천만 개의 계정이 있는 인터넷 세상 전부를 규제 대상으로 삼는 것은 실효성도 없을 뿐더러 지금껏 우리가 겪어왔던 과도한 규제에 따른 언론 환경 악화만이 결과로 남을 뿐이다. 블로거에게도 그동안의 수익 활동을 양성화시켜주고 이를 독자들이 신뢰 관계를 해치지 않는 선에서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는 고지를 의무화 시키는 등의 권고 조치만으로도 규제 효율성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블로그가 투명성과 신뢰를 기반으로 한 미디어라서 이정도의 규제만으로도 자율 규제 실효성은 높아질 수 있다.
새 미디어, 자정 노력 기울여야
엄연한 영향력을 갖춘 미디어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라면 스스로 자긍심을 높일 수 있고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자정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기성 미디어에게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로 발전하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설명한 적이 있는데 이는 파워블로거도 이제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미디어 운영자로서의 책임감, 소셜미디어 참여자로서의 진정성, 그리고 수익 활동에 대한 당당함과 투명성 확보가 바로 새로운 시대의 미디어에게 요구되는 필요충분조건들이다.
명승은 티엔엠미디어 대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