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와 수도권 상공을 방어하는 우리 군의 35mm 대공포(일명 오리콘∙Oerlikon포) 중 일부가 운용에 필수적인 레이더 장치의 공백으로 작동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14일 확인됐다.
레이더 장치가 고장을 일으켜 정비에 들어갔지만 이를 맡고 있는 N사가 뚜렷한 이유 없이 정비 기한을 계속 연기하고 있어 이 같은 상황이 초래됐다. 더구나 N사는 올해 초 오리콘포와 관련 불량 부품을 납품해 문제를 일으켰던(본보 2월12일자 1면) 업체와 같은 회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국방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오리콘포는 진지마다 포 2대 당 레이더 1개씩 배치되는데 경기 고양시에 위치한 모 방공여단의 오리콘포 전담 중대에 소속된 3개 진지 중 1곳에 배치된 오리콘포 2대가 작동되지 않고 있다. 레이더 장치가 작동 불량으로 지난해 8월 정비를 담당하는 N사에 입고됐지만 출고 예정일인 6월30일까지도 정비를 마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레이더 장치 출고 예정일은 다시 8월 말에서 9월경으로 늦춰졌다.
같은 여단 소속의 경기 의정부에 위치한 오리콘포 진지에서도 지난해 2월 레이더 장치가 정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출고 예정일인 10월에 배치된 건 본래 고장을 일으켜 정비에 들어간 장치가 아닌 군에 1개 남은 대체 장비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레이더 장치 정비를 맡은 N사가 실제 정비하거나 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군납업체인 N사는 이미 지난 5월에도 전자장비인 레이더와는 연관성이 거의 없는데도 불구하고 4차례에 걸쳐 방위사업청이 공고한 오리콘포 레이더 외주정비 및 레이더 부품 공급(총 20억6,000여만원 규모) 계약을 따내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이에 대해 군은 "현재 오리콘포 작동이 되지 않는 해당 중대의 3개 진지는 각각 작전과 경계, 교육 임무가 교대로 주어지는데 작전 진지로 지정된 소대만 오리콘포가 작동이 가능하면 상공 방어에는 큰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국방위 관계자는 "이 같은 상황이 재발되지 않기 위해서는 레이더 장치의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정확한 이유를 밝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우리 군에는 36문의 오리콘포가 있으며 문제가 된 해당 방공여단은 이 가운데 24문의 포를 운용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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