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연대의 새로운 아이콘인가, 갈등 증폭의 매개체인가.'
한진중공업 노조의 정리해고 철회 요구를 지지하며 부산 영도조선소를 찾은 '희망버스'에 대한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자발적 연대를 통해 기득권에 맞서는 '저항의 상징물'로 보는 관점과 노사갈등을 증폭시키는 '불필요한 외부세력'으로 보는 시각이다.
희망버스를 통해 한진중공업 사태가 전국적 이슈로 떠오르게 된 데에는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의 크레인 농성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 그는 14일 현재 190일째 홀로 35m 고공 크레인에서 농성하며 정리해고가 철회되지 않는 한 내려오지 않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민주노총 등 60여개 단체로 구성된 '정리해고ㆍ비정규직 없는 세상 만들기'는 김 위원과 파업 노조원들을 지지하기 위해 지난달 11일과 지난 9일 '희망버스 문화제'를 열었다.
1차 행사에는 금속노조원을 중심으로 700여명이 참가했으나 2차 행사는 대학생과 주부 등이 가세해 9,000여명으로 대폭 늘었다. 희망버스 기획단 관계자는 "희망버스는 정리해고와 비정규직의 절망을 희망과 해학으로 뛰어넘는 평등과 평화를 향한 문화제"라며 "30일 3차 희망버스가 부산으로 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우려와 비판도 적지 않다. 우선 사측은 노사가 장기간 대립 끝에 어렵게 합의의 끈을 잡은 시점에 외부 제3자가 분열을 조장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허남식 부산시장 등도 최근 기자회견을 갖고 "2차 희망버스 행사 때문에 시민이 큰 불편을 겪어 안타깝다"며 "노사가 이미 합의한 만큼 모든 문제를 노사에 맡겨야 한다"고 호소했다.
영도구 11개 동 주민자치위원장들은 "1, 2차 희망버스로 도로점거, 고성방가, 무단방뇨, 쓰레기 방치 등으로 큰 혼란을 겪었다"며 "3차 희망버스가 영도에 오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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