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14일 정리해고 문제로 극심한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부산의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를 방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사측의 결단을 촉구했다.
지난 1월과 3월에 이어 이날 세번째로 한진중공업 현장을 찾은 손 대표는 먼저 이재용 한진중공업 사장 등 사측 관계자들과 만나 "정리해고는 절대 안 된다"며 "정리해고를 하지 않는 것을 전제로 노사가 다양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대기업의 사회적 윤리나 책임에 대한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며 "한진중공업이 결단을 내려 정리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회사의 명예를 지킬 마지막 기회"라고 말했다. 손 대표는 또 '희망버스'와 관련, "직접 이 문제와 상관 없는 대중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물리적 강제 진압으로 해결하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잘못하면 제2의 용산참사가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손 대표는 이어 노조 관계자들 및 해고자와 그 가족들을 만난 뒤 타워크레인에서 장기 농성 중인 김진숙 민주노총 최고위원과 전화통화를 했다.
손 대표의 이날 방문은 야권연대나 당내 선명성 경쟁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손 대표 방문에 앞서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등 야권 지도부들은 최근 경쟁적으로 현장을 찾았다. 민주당에서도 정동영 천정배 조배숙 김영춘 최고위원 등이 현장을 찾아 '노심 잡기'에 적극 나선 바 있다.
민주당은 손 대표가 이날 현장을 방문,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한 것을 계기로 당 차원에서 한진중공업 문제를 적극 대응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이 문제에 적극적인 진보진영 정당과도 호흡을 같이 할 생각도 갖고 있다.
반면 한나라당은 불개입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두아 원내대변인은 "노사 자율 해결이 원칙"이라며 "정치권이 정상화를 촉구하거나 문제제기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주도적으로 개입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게 한나라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부산 영도가 지역구인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이제 대화와 타협에 나서야 한다"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조남호 한진중공업 회장은 노사협상장이든 청문회장이든 당당히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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