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의 한 국립대를 다니다 중퇴한 송모(33)씨는 강남 일대에서 계주로 이름을 날리던 어머니를 따라 2008년 6월 강남 귀족계에 입문했다. 금복회라는 이름까지 버젓이 달고 6개월 만에 500억원대에 달하는 자금을 굴릴 만큼 덩치를 키웠지만 성공은 오래가지 않았다.
2008년 말 운영자금이 수천억에 달했던 다복회 사건이 터진 뒤 불안해진 회원들이 한꺼번에 돈을 요구하자 송씨는 돌연 자취를 감췄다. 송씨가 강남 귀족계에 다시 복귀한 것은 지난해 1월. 금복회의 실패를 만회하려 당시 수천만원의 돈을 떼였던 박모(40)씨와 박씨의 남편 강모(40)씨까지 끌어들여 재기를 노렸다. 강남의 역삼동 빌라(45평)를 사무실로 잡고 회원 100여명을 모아 최고 5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는 계를 만들어 운영했다.
그는 회원들로부터 받은 곗돈을 유흥업소 여성들에게 높은 이자로 빌려주는 등 사채로 자금을 불리는 방법을 택했다. 또 곗돈 수령 순번이 돌아온 계원에게 "원금의 120~130%까지 만들어주겠다"고 꼬드기는 수법으로 20억5,000만원을 끌어 모았다. 회원들은 수익을 늘려주겠다는 말에 송씨에게 수 차례 곗돈을 재투자했지만 결국 36명은 원금을 만져보지도 못하고 5억 5,000만원을 고스란히 날리는 처지가 됐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높은 수익을 보장한다며 계원을 속여 돈을 지급하지 않은 혐의(유사수신행위의규제에관한법률 위반 등)로 송씨를 구속하고 검찰에 송치했다고 14일 밝혔다. 박씨와 강씨 등 2명은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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