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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안구건조증도 천차만별… 인공눈물만 믿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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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안구건조증도 천차만별… 인공눈물만 믿지 마세요

입력
2011.07.14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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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선 온종일 컴퓨터 모니터만 바라본다. 출퇴근하는 버스나 지하철에서도 고개 푹 숙이고 스마트폰 화면에 집중한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 너나 할 것 없이 이렇게 산다. 집에 가도 다르지 않다. 자기 전까지 TV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는다.

그래서 안구건조증이 급격하게 늘었다. 국내 환자가 최근 150만 명을 넘어섰고,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문제는 많은 이들이 안구건조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는 점이다. 그냥 인공눈물 사다 몇 번 넣고 만다. 하지만 단순한 눈물 부족 때문만은 아닐 수 있다.

1단계부터 4단계까지

컴퓨터나 스마트폰 같은 디지털기기를 오래 보다 보면 자신도 모르게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줄어든다. 사람 눈은 평균 약 10초에 한번씩 깜빡인다. 눈이 한번 감길 때마다 눈물샘에서 눈물이 나와 각막이나 결막을 적셔준다. 각막과 결막은 각각 눈동자와 흰자위 표면을 덮고 있는 얇은 막이다.

눈물이 각막이나 결막 위로 흘러나오면 얇게 눈물막이 형성된다. 이 눈물막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마른다. 눈싸움을 오래 하다 보면 눈이 시리고 뻑뻑해지는 이유다. 눈물막이 다 마르기 전에 시신경은 뇌로 눈을 깜빡이라는 신호를 보낸다. 디지털화면을 오래 보면서 눈 깜빡임이 줄면 눈물막이 마르는 횟수가 잦아진다. 이게 반복되면 안구건조증이 생기는 것이다.

안구건조증 하면 인공눈물 몇 번 넣으면 되는 단순한 병으로 여기는 경우가 많지만 사실 안구건조증도 정도가 다양하다. 초기(1단계) 안구건조증은 일시적으로 눈이 충혈되고 뻑뻑해진다. 이게 계속돼 눈물막이 자꾸 마르다 보면 각막이 공기와 직접 닿아 쉽게 상처가 난다. 이 상태가 2단계 안구건조증이다. 각막에 난 상처에 눈물 성분 일부가 말라 마치 딱지처럼 달라붙으면 3단계다.

각막과 결막은 언뜻 비슷해 보이지만 전혀 다른 조직이다. 각막은 부드럽고, 결막은 상대적으로 까칠까칠하다. 그렇다고 아예 우둘투둘하다는 건 아니다. 각막이 입안의 점막 같다면, 결막은 피부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각막의 상처가 심해지면 결막조직이 각막 쪽으로 침범해 들어온다. 안구건조증 4단계다. 시야가 가려진 것처럼 흐릿해진다.

같은 듯 다른 안구건조증

눈이 충혈된다든지 뻑뻑하다든지 아프다든지 하는 안구건조증의 일반적인 증상들은 모두 자각증상이다. 사람마다 느끼는 정도가 다르단 소리다. 때문에 이런 증상으로 병원이나 약국을 찾는 환자의 상태도 천차만별이다. 안구건조증 1단계인데 힘들다 호소하는 사람도 있고, 3단계로 가고 있는데도 약간 불편한 정도라는 사람도 있다.

사실 자각증상이나 맨눈으로는 안구건조증이 얼마나 진행됐는지 알 수 없다. 2, 3단계 환자들이 매번 인공눈물에만 의존하다 병을 키우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이 바로 이 때문이다. 포도막염이나 공막염, 각막궤양 같은 중증 눈병이 안구건조증과 비슷한 증상으로 시작되기도 한다. 증상이 계속되면 진단을 받아보는 게 좋다.

1단계 정도는 인공눈물을 넣으면 나아질 수 있다. 그러나 1단계 후반이나 2단계부터는 단순한 눈물 보충보다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이럴 때 의사들이 많이 처방하는 게 각막상피치료제다. 각막 표면을 덮고 있는 상피세포가 손상됐을 때 회복시켜주는 약이다. 이런 약은 현재 약국에서 판매 중인 30여 종의 인공눈물과는 다르다. 최철영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안과 교수는 "보통 인공눈물은 중성물질로 이뤄져 있지만, 각막상피치료제는 치료 기능이 있는 산성물질을 중성 상태로 맞춰 놓은 것"이라며 "둘은 전혀 다른 약"이라고 설명했다.

히아레인? 각막치료제!

보건복지부는 많이 처방되는 각막상피치료제인 '히아레인0.1 점안액(성분명 히알루론산나트륨)'을 의사 처방 없이 약국에서 살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히아레인이 인공눈물로 잘못 알려져 있으며, 무작위로 넣으면 오히려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재범 대한안과의사회 학술부회장(연세플러스안과의원장)은 "일본이 히알루론산나트륨을 약국에서 팔려 했으나, (많이 쓸 경우) 각막 표면에 석회성분이 쌓여 뿌옇게 되는 혼탁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있어 결국 보류했다"며 "각막에 상처가 크면 이 약이 오히려 수분을 빨아들여 상피세포를 마르게 하므로 신중하게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각막에 상처가 있거나 콘택트렌즈를 낀 사람이라면 의사의 처방을 받아 인공눈물을 넣는 게 좋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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