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암이라도 성별에 따라 사망률이 크게 차이 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대체적으로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미국국립암연구소 연구진은 최근 5년동안 미국암등록데이터베이스(SEER)에 등록된 36가지 암의 사망률을 성별에 따라 분석했다. 그 결과 대부분의 암에서 남성이 더 많이 사망했는데, 가장 큰 차이를 보인 건 입술암이었다. 이 암의 사망 성비는 5.51명. 여성 1명이 사망하는 동안 남성 5.51명이 목숨을 잃었다는 뜻이다.
후두암(5.37명) 하인두암(4.47명) 식도암(4.08명)이 그 뒤를 이었다. 하인두는 코와 식도를 연결하는 인두에서 식도에 가까운 부분을 말한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미국국립암연구소 마이클 쿡 박사는 "정확한 원인을 말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면서도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암 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여성의 암 사망률을 낮출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 국내는 어떨까. 한국일보가 국립암센터에 의뢰해 받은 2004~2008년 암 발생 사망 성비 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도 대부분의 암에서 남성의 사망률이 여성보다 높았다.
가장 큰 성비를 보인 건 여성 1명이 사망할 때 남성 15.97명이 숨진 식도암이었다. 그 다음 후두암(14.62명) 방광암(5.21명) 구강암(4.93명) 폐암(4.24명) 순이었다. 이 순위는 1999~2003년 암 발생 사망 성비에서도 변함이 없었다.
박소희 국립암센터 중앙암등록사업부장은 "식도암 후두암 폐암 방광암 등은 모두 술, 담배와 밀접한 관련 있는 암"이라며 "최근 남성의 흡연율이 40~50% 수준까지 떨어졌다 해도 여전히 여성보다 높아 암 환자가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 2004~2008년 동안 유방암을 제외한 다른 암의 발병률은 모두 남자가 여성보다 높았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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