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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테러 빈발하는 이유는… 경제 수도 노려 효과 극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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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뭄바이 테러 빈발하는 이유는… 경제 수도 노려 효과 극대화

입력
2011.07.14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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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서부 해안도시 뭄바이가 테러의 온상으로 떠올랐다. 2008년 166명의 목숨을 잃은 대규모 테러의 상처가 아물기도 전에 또 다시 무장단체의 표적이 됐다. 인도 경찰 당국은 14일 "3개 구역에서 발생한 동시다발적 테러로 현재까지 17명이 사망하고 133명이 부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그러나 피해 범위가 워낙 넓은 탓에 시간이 지날수록 사상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뭄바이에서 유독 테러가 빈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신들은 우선 뭄바이가 인도 경제의 요충지라는 점을 꼽는다. 인도 일간 힌두스탄타임스는 "정치 수도는 뉴델리지만 국제사회는 경제수도인 뭄바이를 더 주목한다"며 "뭄바이는 테러 효과를 극대화하기에 안성맞춤인 도시"라고 말했다.

뭄바이가 인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자본거래와 해상무역의 70%가 뭄바이를 거쳐야 할 정도다. 인구는 1,700만명으로 세계에서 여섯번째로 많지만 인구 밀도는 단연 1위다. 테러 단체 입장에서 돈 많고 사람 많은 뭄바이는 좋은 먹잇감일 수밖에 없다.

양적인 성장에 비해 열악한 치안 상황과 부패도 문제로 지적된다. 독일 dpa통신에 따르면 2005년 이후 인도 전역에서 발생한 테러 희생자 800여명 가운데 355명이 뭄바이와 뭄바이가 속한 마하라슈트라주에서 숨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테러 장소인 자베르바자르 시장도 1993년과 2003년에 폭탄테러가 일어났다.

뭄바이의 극빈층 비율은 55%. 영화 '슬럼독밀리어네어'에서 표현했듯 시민 대부분이 2,500여개에 달하는 슬럼가에 거주한다. 일부 부유층이 부를 독점하다 보니 자연스레 탈법이 판을 치게 됐다. 영국 BBC방송은 "정치인과 군부, 건축업자 등이 결탁해 도시를 밑바닥에서 움직이고 있다"며 "뭄바이는 미국 만화 '배트맨'의 배경인 고담시 이미지와 비슷하다"고 밝혔다.

테러의 원인을 뭄바이의 뿌리깊은 종교갈등에서 찾는 시각도 있다.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자처한 세력은 아직 없지만 인도 정보당국은 인디언무자히딘(IM)을 유력한 배후로 지목한다. 뭄바이에서는 1992년 과격 힌두교도들이 이슬람사원을 파괴한 데 따른 양측의 유혈 충돌로 1,150명이 사망했다. 2008년 테러도 파키스탄에 기반을 둔 이슬람 테러조직 라쉬카르에타이바(LeT)의 소행이라는 게 정설이다.

이번 테러는 인도_파키스탄 외무장관의 평화협상 회담을 2주일 앞두고 일어났다. 인도는 2008년 테러 이후 파키스탄과 대화를 단절했는데 올해 2월부터 고위급 회담을 열며 관계 개선을 모색해 왔다.

중국 신화통신은 미 안보싱크탱크인 스트래트포트의 분석을 인용, "IM은 이슬람근본주의를 표방하는 인도학생이슬람운동(SIMI)과, LeT의 그림자 조직"이라며 "양국의 해빙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기 위한 의도가 짙다"고 밝혔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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