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백신 추가접종의 중요성이 의료계를 중심으로 제기되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 백일해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보이기 때문이다.
강진한 가톨릭의대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2009년부터 매년 1세 미만의 영아에서 백일해 발병이 그 이전 해들보다 5배 이상 늘고 있다”며 “소아를 중심으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1960년대 초 연간 1만명 이상이던 국내 백일해 환자가 1995~2008년 10~20명으로 크게 줄었다가 다시 증가세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이다. 감염질환 전문가들은 백일해가 2, 3년 주기로 소유행기를 반복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백일해 환자 감소는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혼합백신(DTaP) 접종의 영향으로 추측된다. 영유아 필수접종인 DTaP는 생후 2, 4, 6개월째에 각각 1번씩 맞고 15~18개월, 4~6세 때 추가로 맞아야 한다. 총 5회 접종이다. 문제는 백일해 균에 대항하는 항체가 8~10년 정도만 유지된다는 점이다. 청소년이나 성인이 되면 필수접종 5회를 맞았더라도 다시 백일해에 대한 방어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강 교수는 “실제로 만성기침 증상이 있는 국내 성인의 약 3%가 백일해 양성반응을 보였다”며 “백일해 방어능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자연계에 존재하는 백일해 균이 몸 속에 침투해 만성기침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국에서도 2004년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 보고된 백일해 발병 건수의 약 40%가 10~19세의 청소년에서 나타났다. 10년 전 같은 연령대에서 보고된 발병 건수의 743%에 달한다.
청소년기 이후 백일해에 감염되면 증상이 약하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제대로 진단받지 못한 채 다른 이들에게 쉽게 옮길 수 있다. 때문에 청소년이나 성인도 추가접종이 필요하다는 게 의료계의 권고다.
현재 국내에 시판되고 있는 청소년과 성인용 디프테리아 파상풍 백일해 추가접종(Tdap) 백신은 2009년 사노피파스퇴르가 출시한 ‘아다셀’이 유일하다. 올 10월 말쯤이면 글락소 스미스클라인(GSK)이 새로운 Tdap 백신인 ‘부스트릭스’를 내놓을 예정이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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