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낙준(사진ㆍ해사33기) 해병대사령관이 강화도 총격사건의 책임을 지고 사실상 사의를 표명했다. 그러나 유 사령관의 경질 여부는 사건 조사결과가 마무리되는 다음 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해병대 관계자에 따르면, 유 사령관은 지난 12일 오후 김관진 국방부 장관에게 병영문화 개선방안을 보고하면서 "현재 사태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있고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며 "군 당국의 수사결과에 따라 책임질 부분이 있으면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장관은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할 때가 아니다. 총격사건을 마무리 짓는 게 급선무"라며 일단 만류했다고 당시 배석한 국방부 관계자가 전했다.
같은 날 오전 이명박 대통령은 총격사건과 관련 "원인 조사를 철저히 해서 책임을 확실히 물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총격사건이 벌어진 부대의 소초장(중위)과 상황부사관(하사)는 구속됐고, 연대장(대령)과 대대장(중령)은 보직 해임돼 해병대 최고지휘부에 대한 책임론이 비등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파장이 커지자 해병대측은 "사령관이 장관 앞에서 거취와 관련된 얘기를 직접 거론한 적이 없다. 책임질 부분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라고 해명했다.
실제로 올해 초 상관 음해사건으로 해병대 소장 2명이 구속돼 후임이 마땅치 않은 것도 사실이다. 남아 있는 소장으로는 이호연(해사34기)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장, 이영주(해사35기) 1사단장, 이상훈(해사36기) 2사단장이 있지만 이 중 한 명을 중장으로 진급시킬 경우 해군과의 형평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해군은 유 사령관과 동기인 해사33기까지만 중장이 배출됐다. 따라서 해군 진급자가 나오는 10월 정기인사까지 유 사령관이 자리를 지킬 것이라는 전망도 많다.
한편, 이날 오전 5시55분께 경기 김포에 있는 해병2사단 예하 공병부대 소속 배모(48) 원사가 사무실 출입문에 군화 줄을 걸고 목매 숨진 채 발견됐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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