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오랜 앙숙인 이라크와 이스라엘 대표단이 같은 시기에 한국을 찾아 국산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의 구매를 타진한다. 5월 인도네시아와 T-50 16대의 수출계약을 처음으로 맺은 데 이어 중동지역에 추가 수출의 물꼬가 트일 지 주목된다.
정부 관계자는 13일 "이라크 공군사령관(중장)이 16~22일, 이스라엘 작전사령관(준장)이 20~21일 방한한다"며 "T-50 도입을 염두에 둔 여러 나라 대표단의 국내 일정이 겹치는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양국 대표단은 T-50을 운용 중인 광주 전투비행단에서 비행성능테스트를 참관하고 경남 사천의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본사와 공장에 들러 생산과정을 꼼꼼하게 살펴볼 계획이다. 충남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공군 지휘부와의 면담도 예정돼 있다. 공군은 이동 편의를 위해 HH-60(블랙호크) 헬기를 제공하는 등 예우에 만전을 기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F-15, F-16전투기 조종사 육성을 위해 고등훈련기 35~40대를 구입할 계획이다. 이라크는 공군력 재건을 위해 F-16전투기를 도입할 방침인데 이에 앞서 고등훈련기 24대를 전력화 할 예정이다.
다만 두 나라는 앙금이 깊다. 과거 중동전쟁에서 수 차례 맞붙었고, 1981년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건설 중인 이라크의 원자로를 폭격하기도 했다. 자칫 한국에서 마주치면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관계다. 따라서 정부는 이들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것으로 알려 졌다.
앞서 10일에는 폴란드의 컨설턴트와 국방관련 기자 7명이 방한해 T-50 도입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다. 폴란드도 T-50의 유망한 수출 시장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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