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표실 도청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경찰은 법원에서 기각된 한나라당 한선교 의원과 보좌진 5명의 통화 내역 조회용 압수수색영장의 재신청을 검토하고 있다고 13일 밝혔다. 한 의원도 유럽 순방을 마치고 이날 귀국함에 따라 경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날 "한 의원에게 15일 출두할 것을 요청한 상태니 일단 기다려볼 생각"이라며 "(15일 이후엔) 상황을 봐서 영장 재신청 등도 고려해보겠다"라고 밝혔다. 경찰은 한 의원이 출두하면 당시 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내용에 대한 녹취록 입수 과정과 한 의원의 도청 연루 여부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다른 수사 관계자는 "한 의원 측의 통화 기록이 나온다고 해서 도청의 직접증거가 되는 건 아니지만 수사를 진행하는 데 필요하기 때문에 확보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이날 귀국한 한 의원은 "경찰 조사에 나가지 않겠다"고 밝혔고 도청 혐의를 받고 있는 KBS 장모(33)기자도 경찰의 출두요청을 거부. 수사가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높아졌다. 앞서 경찰은 장 기자에게 등기우편으로 13일까지 출두토록 통보한 바 있다. 반면 KBS는 경찰의 이 같은 움직임에 대해 "특정 기자를 도청 당사자로 지목하는 의혹 제기는 전혀 근거가 없다"고 반발하고 있다. 한 의원과 KBS 측이 버틸 경우 경찰이 강제 수사에 나설 뾰족한 수단도 없어 수사가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사정원기자 sjw@hk.co.kr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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