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인조 밴드 노리플라이(No Reply)가 음악 여정에 잠시 쉼표를 찍는다. 12일 미니앨범 'Comma'를 발표하고 16일 서울 올림픽홀에서 '골든 에이지'란 이름으로 단독 콘서트를 여는 것을 끝으로 약 3년 간 활동을 중단한다.
멤버 정욱재(기타)의 군 입대가 직접적인 이유지만, 권순관(보컬)은 더 깊은 이유를 보탰다. "방 구석에서 우리끼리 노래를 하다 언제부터인가 사람들의 인기를 얻고 공연 전석 매진이 이어져 4년간 하루도 쉬어본 적이 없어요. 좋은 음악을 만들기 위해 휴식기가 필요했어요."
13일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권순관(29)과 정욱재(27)를 만났다. 깔끔한 정장 차림에 까만 뿔테 안경을 쓴 권순관은 "공연이 끝나면 눈물이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말하며 커피잔을 조심스레 쓰다듬었다. "하지만 노리플라이의 음악이 이제는 팬들에게 삶의 일부로 자리잡았다는 게 감격스러워요. 비가 올 때나, 헤어진 남자친구를 생각할 때 우리 음악을 듣겠죠."
2008년 싱글 '처음 고백하는 날'로 이름을 알린 노리플라이는 이후 1집 'Road', 2집 'Dream' 등을 발표했다. 피아노와 기타가 빚어내는 어쿠스틱한 사운드와 감성적인 목소리가 어우러진 노래들은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이번 공연장은 3,500석 규모. 보통 200석 안팎 클럽 공연을 주로 하는 인디밴드의 단독 콘서트로는 놀라운 일이다.
이들은 마지막 공연을 위한 막바지 연습에 정신이 없다고 했다. "공연에서는 말을 줄이고 우리가 그 동안 만든 모든 음악을 보여줄 생각이에요. 2시간 남짓 되는 공연이 노래만 하기에도 빠듯하네요. "(정욱재) 이번 공연에는 두 사람을 포함해 13명의 연주자가 무대를 종횡무진하며 풍성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선사할 계획이다.
권순관은 최근 나무로 된 피아노를 구입했다. 휴식기 동안 피아노의 어쿠스틱한 느낌에 푹 빠져볼 작정이란다. "최근까지 곡 작업을 키보드로 했어요. 그런데 아무래도 피아노의 나무 느낌은 흉내 낼 수가 없어요. 피아노로 했을 때 몰입이 잘 돼요. 더 좋은 곡을 써야죠." 정욱재는 튠(TUNE)이란 이름의 솔로 활동을 정리하고 입대한다. "딱히 아쉬운 건 없어요. 다만 저희 노래가 다 나긋나긋해서 지산밸리 록페스티벌 같은 무대에 서보지 못한 게 조금 섭섭하네요."
'무응답'이란 뜻의 밴드 이름은 이들이 좋아하는 전설적인 밴드 비틀스와 일본 피아니스트 간노 요코의 노래 제목에서 따왔다. "색깔이 없고 뚜렷하지 않은 느낌이 좋았어요. 뭔가에 구애 받지 않고 다양한 음악을 할 수 있으니까요. 몇 년 후 지금보다 더 행복한 노래로 돌아올게요."
공연문의 민트페이퍼 (02)322-001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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