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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처음으로 KB금융 제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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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처음으로 KB금융 제쳤다

입력
2011.07.13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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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리딩 뱅크' 자리를 놓고 벌이는 상위 3개 금융지주의 경쟁이 갈수록 뜨겁다. 국민은행 시절부터 수위를 지켜온 KB금융의 아성을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이 위협하고 있는데, 영국의 금융전문지(더 뱅커)의 최근 평가에서 KB금융이 우리금융에 추월을 허용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3위 신한금융의 추격도 매서워, 시장에서는 3개 금융지주의 경쟁력을 사실상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사업다각화 주효

13일 한국은행이 '더 뱅커' 7월호를 인용해 작성한 '세계 1,000대 은행과 우리나라 은행'에 따르면 작년 말 기본자본(납입자본금ㆍ이익잉여금ㆍ자본잉여금 등이 포함된 핵심적 자기자본) 기준으로 우리금융은 세계 72위로 국내 은행 중 가장 높았다. 2009년 국내 1위였던 KB금융은 74위를 기록했고, 신한금융은 78위로 평가됐다.

우리금융이 1위를 차지한 건 사업 다각화 때문으로 풀이된다. 우리금융은 2001년 국내 첫 금융지주사로 출범한 뒤 ▦2004년 LG투자증권 인수 ▦2007년 캐피털 ▦2008년 보험 ▦2009년 자산운용 진출 등 비은행부문의 비중을 키워왔다. 이에 따라 우리금융 기본자본은 2009년말 142억8,000만달러에서 지난해에는 156억7,000만달러로 9.73% 증가했다. 반면 KB금융은 143억3,000만달러에서 156억1,000만달러로 8.93% 느는 데 그쳤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국제금융 시장에서 우리금융의 인지도와 위상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국내 1등에 안주하지 않고 아시아, 나아가 글로벌 리딩 뱅크로 도약할 수 있도록 해외 진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KB금융도 사업구조 다각화와 관련, 우리금융과 비슷한 판단을 하고 있다. 희망퇴직(6,500억원)과 대손충당금(6,000억원) 등 지난해 발생한 일시적 비용 증가가 역전의 직접적 원인이지만, 은행에 집중된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야만 명실상부한 1위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올해에는 자사주 매각 등 1조8,000억원 정도의 기본자본 증가 요인이 있는 만큼 내년 평가에서는 수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면서도 "보험사 인수 등 사업다각화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한의 '마이웨이'

눈 여겨 봐야 할 곳은 국내 3위 신한금융이다. 순위 바꿈은 있었지만 우리ㆍKB금융의 순위가 각각 1계단, 5계단씩 떨어진 반면 세계 순위에서 신한금융은 9계단이나 올랐다. 기본자본도 2009년 120억7,000만달러에서 작년 145억달러로 늘어 증가율이 무려 20.13%였다. 수익으로만 보면 사실상 신한금융이 '리딩 뱅크'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은행과 비은행 사업 포트폴리오가 잘 조화되어 있고, 리스크 관리에 강하다는 게 우리의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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