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특수부대의 후방 침투를 저지하는 정예 특공부대 소속 병사 2명이 잇따라 자살했다. 총격과 자살 등 해병대원들의 사망사고에 이어 육군에서도 병사들이 숨져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13일 군 당국에 따르면, 강화도 해병대 총격사건이 벌어진 4일 오전11시30분께 경북 경산의 모 특공여단 부대 안 창고에서 이모(21) 일병이 철사 줄에 목을 맨 채 발견됐다. 이 일병은 전날 당직 근무를 마치고 "목욕하러 가겠다"고 보고한 뒤 사라졌다. 이 일병은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를 받다 7일 오후4시50분께 숨졌다.
유족들은 이 일병이 "선임병이 잠을 재우지 않고 작업을 시키는가 하면 귀엽다고 귀를 깨물었다"며 "억울하고 분해서 잠을 못 잘 지경"이라고 호소했다고 증언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0월 입대한 이 일병은 올해 초 특공부대에 차출돼 조교로 근무해 왔다.
군 관계자는 "동료 부대원 조사결과 선임병의 욕설과 질책, 과도한 업무 지시가 있었다"며 "성추행과 가혹행위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진상을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신에서 구타 흔적은 없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2일 오후4시 께 부산의 한 호텔 객실에서 경기지역 특공연대 소속 안모(21) 일병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호텔 직원은 경찰 조사에서 "전날 투숙한 손님이 체크아웃을 하지 않아 들어가 보니 안 일병이 목욕 가운차림으로 비닐을 머리에 덮어쓴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안 일병은 외박을 나왔다가 11일 복귀할 예정이었다. 객실에서는 가스용기 2개와 유서가 발견됐다. 유서에는 스스로에 대한 좌절감과 죽음을 암시하는 내용이 영어로 적혀 있었다. 안 일병은 해외에서 대학을 중퇴하고 입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안 일병의 경우 유족들이 별다른 문제를 제기하지 않고 말없이 시신을 인도해 갔다"며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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