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로 거론되는 정몽준 전 대표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11일 단독 회동을 가진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공조설이 꾸준히 나오는 두 사람의 회동을 두고 박근혜 전 대표 독주를 견제하기 위한 연대를 가속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된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최근 당내 현안과 국가정체성, 반(反)복지포퓰리즘 문제 등에서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은 외부에 알리지 않고 치른 김 지사의 외동딸 결혼식에 정치인 중 정 전 대표가 유일하게 참석한 데 대한 답례 차원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내 현안 및 정치권의 좌클릭 정책 등도 자연스레 화제에 오른 것으로 전해졌다.
정 전 대표와 김 지사는 회동에서 "무분별한 포퓰리즘으로 가면 국가적 재앙이 될 수 있는 만큼 정치권이 중심을 잡아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최근 박 전 대표의 당내 영향력이 점증하는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협력 방안도 논의됐을 것으로 보인다.
정 전 대표의 측근은 "김 지사와는 외교안보 정책과 국가 정체성 문제 등에 상당한 교감이 있다"며 "복지 포퓰리즘과 국가 정체성 문제 등에서 공조를 취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 측 핵심 관계자는 "두 사람이 전략적 차원에서 연대를 하는 것이 아니고 차기 대선을 앞두고 이념과 정책에서 교집합이 커 자연스런 연대로 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 졸업 후 각각 대기업 회장과 노동운동가라는 다른 길을 걸어온 두 사람은 최근 대권_당권 분리 규정을 두고 한 목소리를 내는가 하면 대북ㆍ경제 문제에서 '보수 가치'를 강조하는 등 공통 분모를 늘려 가고 있다. 정 전 대표는 5월 김 지사 초청으로 이뤄진 경기도청 특강에서 "김 지사와 나는 정반대의 길을 걸었지만 선진국을 만들고 남북통일을 하자는 지금의 목표는 같다"고 말했다. 동갑내기(1951년생)인 두 사람은 서울대 70학번 동기생이기도 하다.
한편 정 전 대표는 이달 중에 오세훈 서울시장과도 만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이 만날 경우 서울시가 추진하는 무상급식 찬반 주민투표에 대해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선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계기로 정 전 대표와 김 지사, 오 시장의 '삼각연대 공조'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 전 대표는 11일 주민투표 문제를 논의한 서울시당 운영위원회에 참석해 오 시장에게 "당과의 사전 협의가 부족했던 점은 아쉽지만 옳은 방향인 만큼 당 차원에서 지원이 있어야 한다"며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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