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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아시안 스위트' 싸구려 푸딩 같은… 어쩌면 그게 인생 아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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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연극 '아시안 스위트' 싸구려 푸딩 같은… 어쩌면 그게 인생 아니겠나

입력
2011.07.12 1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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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아시안 스위트'는 '겨울 해바라기' '야끼니꾸 드래곤' 등으로 잘 알려진 재일동포 극작가 정의신씨 특유의 무대 화법을 충실히 따른다. 전작들이 그랬듯 등장 인물은 모두 어딘가 결핍돼 있다. 재개발이 한창인 동네에서 양장점을 운영하는 40대 미혼여성 치요코(이항나)는 절름발이다. 결혼에 세 번 실패한 엄마 미쓰코(김순이), 독립했다가 사기를 당해 귀향한 남동생 시로(김두봉)와 함께 지낸다. 여기에 실리를 좇아 다른 사람과 결혼하고도 옛 애인 치요코의 집에서 살다시피 하는 아사다(배성우)가 가족의 일상에 비루함을 보탠다.

극은 크리스마스 밤부터 이듬해 4월까지 이들의 일상을 담담하게 그리며 서로 해묵은 상처를 건드리고 다시 봉합하는 과정을 세밀하게 묘사한다. 일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다 2004년 숨진 재일동포 여배우 김구미자에 대한 헌정 공연으로 그 해 일본에서 초연됐다. 국내에는 이번에 처음 소개됐다.

"먹는 모습에서 독특한 재미가 나온다"고 믿는 정 작가의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유난히 무엇인가를 먹는 장면이 많다. 그 중 하나가 연극의 제목이자 편의점에서 파는 싸구려 망고 푸딩인 '아시안 스위트'다. "'아시안 스위트' 어쩌고 세련된 이름을 붙였지만 내가 보기엔 푸딩은 푸딩이지"라는 미쓰코의 대사에서 보듯 허울뿐인 가족의 울타리 안에서 여전한 인간 소외를 상징한다. 동시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안에 녹아 있는 인간애가 진짜 삶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웃음과 울음이 하나로 연결되는 정 작가의 작품을 좋아하지만 '야끼니꾸 드래곤'에서 감정 과잉을 느껴 불편했던 관객이라면 담담하고 때로 명랑하기까지 한 이 작품에 매력을 느낄 만하다. 한국공연예술센터가 한일문화교류의 일환으로 기획 지원한 작품으로 1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에서 공연한 뒤 23~31일 키작은소나무 극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연출 김제훈. (070)7556-4628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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