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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프로! 클럽스포츠] (7) 연세대 '쇠방망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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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은 프로! 클럽스포츠] (7) 연세대 '쇠방망이'

입력
2011.07.12 1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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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강전 올라 방송에도 나오고 우승도 해야죠"

지난 9일 고양 삼송야구장에서 열린 2011 푸른저축은행 봉황기 전국사회인야구대회 제6권역 예선에서 연세대 쇠방망이의 상대는 의정부 경찰서였다. 의정부 경찰서는 경기 시작 1시간 전에 일찌감치 도착해 수비 훈련에 집중했다. 군기가 바짝 든 모습이 마치 '상무'팀을 연상시킬 정도였다.

이와는 반대로 연세대 쇠방망이는 경기 시작 10분 전에 간신히 도착했다. 학교에서 간단히 몸을 풀고 왔다지만 이들은 구장 적응 훈련도 제대로 하지 못했다. 단순히 눈에 보이는 양팀의 분위기로는 승패가 이미 갈린 듯 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 밖이었다. 연세대 쇠방망이는 한수 위의 기량을 과시하며 의정부 경찰서에 10-0, 4회 콜드게임 승을 거뒀다. 팀의 에이스인 조영직(27) 코치가 4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졌고, 타선도 일찌감치 폭발했다. 개인 실력뿐 아니라 주자 견제부터 중계 플레이까지 조직력이 웬만한 고교야구 팀 못지않았다. 연세대 쇠방망이의 경기를 지켜 본 대회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출전한 팀 가운데 전력이 가장 탄탄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세윤(28) 연세대 쇠방망이 단장은 12일 "첫 단추를 잘 끼운 것 같아 다행이다. 상대가 약간은 방심한 것 같다"고 옅은 미소를 지었다. 컴퓨터공학과 박사과정에 있는 오 단장은 10년째 팀을 이끌고 있는 연세대 쇠방망이의 '산 증인'이다.

99년 창단한 연세대 쇠방망이는 연세대를 대표하는 야구동아리다. 연고전에 앞서 매년 열리는 동아리 대항 야구경기에 연세대 대표로 4번이나 출전했다. 2000년 개봉한 영화 에서 주인공인 차태현과 전지현이 야구장을 뛰어 노는 장면도 연세대 쇠방망이와 함께 촬영했다.

연세대 쇠방망이는 졸업생과 재학생을 포함해 40명이 넘는 선수들이 매주 수요일 3~4시간씩 고된 훈련을 소화한다. 오 단장은 "사회인야구팀보다는 확실히 훈련량이 많다. 매년 겨울에는 속초로 3박4일 전지훈련을 다녀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탄탄한 전력을 갖췄음에도 연세대 쇠방망이가 베일에 쌓여있었던 이유는 입상 경력이 그리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마구마구 사회인야구대회에서 3위에 오르긴 했지만 지금까지 전국대회에는 3번 출전한 게 전부다. 연세대 교내리그에만 집중하다 보니 큰 대회에 나서지 못했다고 오 단장은 말했다.

팀의 원투 펀치는 1회전서 잘 던진 조영직 코치와 이하늬(28) 감독이다. 이 감독은 오른손 정통파 투수로 변화구 구사 능력이 탁월하다는 게 동료들의 평가다. 평균 연령이 20대 중반이라 다른 사회인야구팀보다 체력적인 면에서 앞서있는 것도 연세대 쇠방망이의 전력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오 단장은 "3번을 이겨 32강에 진출하는 게 1차 목표"라면서도 "8강전부터 TV 중계가 시작된다고 들었다. 우리 팀이 전국적으로 알려져 연습 상대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미소 지었다. 오 단장은 이어 "전국 단위의 사회인야구대회에 참가하게 돼 큰 영광"이라며 "큰 대회에서 우리의 실력이 어느 정도 인지 확실히 평가 받고 싶다. 매년 참가해 봉황기 본선에 단골손님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 대학 야구리그는 어떻게 운영되나

대학 야구리그도 사회인야구 못지않게 많은 팀들이 자웅을 겨루고 있다. 만 명 이상의 학생을 보유한 종합대학교의 경우 15개 팀 이상의 야구동아리가 있다.

교내리그는 실력에 따라 1부 리그와 2부 리그로 나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승강제를 본 따 1부 리그 하위 2개 팀이 매년 강등되기도 한다. 대부분의 대학리그는 풀 리그로 각 팀끼리 두 번씩 경기를 치르며 한 시즌에 18~20경기를 뛴다. 1부 리그에서 살아남아야 전국대회 출전이 손쉬워지기 때문에 각 팀들은 1부 리그 잔류를 위해 사활을 건다.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대학리그에도 포스트시즌이 있다.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전이 3전2선승제로 열리며 우승트로피를 1년씩 보관하는 리그가 많다. 챔피언이 된 팀은 학교 총장으로부터 적지 않은 우승상금을 받기도 한다. 각 대학 챔피언끼리 맞붙는 통합 리그도 각 권역 별로 10여 개가 넘는다.

매 시즌 20경기 이상을 소화하기도 벅차지만 대부분의 대학 야구동아리들은 전국 규모의 대회 참가도 빼먹지 않는다. 또한 리그 경기가 없고, 전국대회에 출전하지 않더라도 운동장 사용이 없을 경우 연습 상대를 찾아 경기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비가 오는 날을 제외하면 사회인야구팀과 마찬가지로 이들도 주말에는 쉬지 않고 야구를 하는 셈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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