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하긴 전 미 중앙정보국(CIA)이 빈 라덴의 DNA를 확보하기 위한 가짜 예방접종 작전을 펼쳤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파키스탄과 미 당국자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CIA는 지난해 여름 아보타바드 내 빈 라덴의 은신처에서 조직원 아부 아메드 알 쿠웨이티를 찾아낸 뒤 빈 라덴의 존재를 확인하기 위해 은밀한 작전을 꾸몄다. 지역 주민들에게 예방접종을 하면서 DNA표본을 얻어 이미 확보해 놓은 빈 라덴 여동생의 것과 비교하겠다는 계산이었다. CIA는 은신처를 감시하고 있었지만 실제 빈 라덴이 그곳에 있는지는 사살작전 직전까지도 확신하지 못했다.
CIA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을 하기로 하고 지역 의사인 샤킬 아프리디를 고용해 캠페인을 펼쳤다. 아프리디는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아보타바드의 가난한 지역에서부터 시작해 점차 빈 라덴 은신처 지역인 비랄 마을까지 나아갔다. 캠페인 과정에서 한 간호사가 빈 라덴의 은신처에 접근하기는 했지만 실제 빈 라덴 가족의 DNA 확보에는 실패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파키스탄 정부 관계자는 이 작전에 대해 “모든 게 이상했다. 비랄 마을은 잘 사는 곳인데 무료 예방접종 대상으로 고를 이유가 있는가”라고 말했다.
파키스탄 정보부(ISI)는 스파이 혐의로 아프리디를 체포해 구금 중이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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