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휴대폰의 자동결제를 무심코 이용했다가 피해를 보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게임이나 음악을 내려 받거나, 컴퓨터 바이러스 점검 등을 할 때 휴대폰으로 결제하면 본인의 동의 없이 자동 결제로 설정돼 계속 돈이 빠져 나가는 경우가 있기 때문. 특히 휴대폰 소액 결제는 날아오는 청구서를 잘 확인하지 않다가 한참 뒤에 피해 상황을 알게 되는 경우가 다반사여서 주의가 요망된다.
1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피해상담 건수가 2008년 415건, 2009년 949건, 지난해에는 1,238건으로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올해도 5월 말 기준으로 400건 가까이 피해 사례가 접수됐다.
문제는 휴대폰의 소액 결제를 규제할 만한 명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 전자상거래법에 구체적으로 명시돼 있지 않아 사업자마다 계약 문제부터 결제 금액의 사후 고지 여부에 대해 제각각 기준을 적용하고 있어 소비자를 혼란케 하고 있다.
당연히 피해를 보고도 환불을 받기가 쉽지 않다. 급증하는 피해 사례에 비해 연간 피해구제 건수도 절반에도 못 미친다. 업계 관계자는"피해 금액이 소액이기 때문에 신고 하지 않은 피해자가 훨씬 많다"며 "휴대폰 결제 시장이 커지는 만큼 사업자 책임을 강화하고 계약 문구라든지 고지 의무 등 표준화된 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재 피해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운영하는 소비자상담센터(국번없이 1372)를 이용하거나 소액결제 중재센터(www.spayment.org)에 도움을 청하는 것이 최선이다. 이곳에서는 부당하게 결제됐는지를 확인한 후 공정거래위원회에 고시된 소비자 분쟁해결 기준에 따라 금전적 손실을 보상하도록 사업자에 권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도 계약 조건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분쟁이 발생하더라도 소비자가 제대로 계약요건을 확인했는지가 중요하다"며 "휴대폰으로 결제할 때 자동 연장 결제 조건을 반드시 살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희선기자 hsch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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