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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규-설재민 환상 복식조 탄생/ 버리는 카드에서 한국테니스 에이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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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규-설재민 환상 복식조 탄생/ 버리는 카드에서 한국테니스 에이스로

입력
2011.07.11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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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김치완-장의종 조가 나타난 거 아니냐."

10일 김천 국제테니스경기장에서 열린 2011 데이비스컵 대회에서 한국의 임용규(21ㆍ한솔오크밸리)-설재민(23ㆍ건국대)조가 복식 세계랭킹 9위 아이삼 울 하크 쿠레시가 이끈 파키스탄을 5시간15분에 걸친 풀세트 접전 끝에 꺾자 테니스코트 안팎에서 나온 반응이다.

김치완-장의종 조는 90년대 초중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던 한국남자 복식의 아이콘이다. 김-장조는 당시 데이비스컵을 비롯한 국제대회에서 한국테니스의 주가를 크게 높인 환상의 조합. 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은메달을 비롯해 지금은 없어졌지만 국내유일의 ATP(남자프로테니스)투어대회인 KAL컵에서도 당당히 4강에 들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이 은퇴하자 복식팀은 하루아침에 '문제아'로 전락했다. 4단1복식으로 열리는 데이비스컵에서도 복식은 거의 '내주는 경기'로 치부했던 게 사실.

하지만 이날 임-설조가 보여준 기량은 김-장조의 전성기 때를 방불케 했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진수 JSM 테니스 아카데미 원장은 "임-설조가 서로 부족한 기량을 보충해주는 보완재 역할을 해 시너지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윤용일 대표팀 감독은 "애초 버리는 카드였는데... 횡재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윤 감독은 당초 임용규의 복식 파트너로 왼손잡이로 '한 방'이 있는 김현준(24ㆍ경산시청)을 내세우려 했다. 그러나 김현준이 컨디션 난조로 일찌감치 엔트리에서 제외돼 대표팀 최고참 김영준(31ㆍ고양시청)을 대타로 준비시켰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식에이스 임규태(30ㆍ삼성증권)가 팔꿈치 부상을 호소해 할 수없이 김영준을 단식으로 돌리는 바람에 설재민을 기용하게 됐다고 털어놓았다. 그것도 경기 전날 오후에 설재민에게 출전통보를 했던 것.

그러나 설재민 카드는 뜻밖에 윤 감독의 승부수로 작용했다. 설재민은 키192cm의 장신에서 내리꽂는 서브로 상대의 기를 꺾는 등 선봉장 역할을 톡톡히 했다. 4년 동안 설재민을 지도했던 전영대 건국대 감독은 "(설)재민이가 놀라울 정도로 집중력 향상을 보여줬다"며 대견해했다.

하지만 임-설조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9월16일 태국과의 데이비스컵 지역 2그룹 예선 3회전을 통해서 본격적인 검증을 받아야 한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 2그룹으로 추락해 있는 한국테니스는 태국을 반드시 꺾어야 1그룹에 복귀한다. 하지만 태국의 환상 복식조가 걸림돌이다. 세계랭킹 50위권인 산차이-손차트 라티와타나 쌍둥이 형제 조가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윤 감독은 "임-설조가 5시간에 걸친 승부를 통해 '실력'이 검증된 만큼 해 볼만 하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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