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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 압수직전 휴대전화·노트북 교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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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 압수직전 휴대전화·노트북 교체

입력
2011.07.11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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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최고위원회의 도청 의혹을 받고 있는 KBS 기자가 사건이 불거진 직후 휴대전화와 노트북PC를 교체한 것으로 11일 확인됐다. 도청 기록을 은폐하기 위한 조직적 조치로 확인될 경우 KBS 측이 치명상을 입을 가능성이 높다.

11일 서울 영등포경찰서 등에 따르면 KBS 장모(33)기자는 지난달 23일 국회 민주당 대표실에서 비공개로 열린 KBS 수신료 인상 관련 최고위원·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연석회의 이후 도청 의혹이 불거진 지난달 29일 휴대전화를 교체했다. 8일 새 휴대폰을 압수당한 장 기자는 현재 지인의 휴대전화를 통해 경찰과 연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에 압수한 노트북도 PC 사용기록 등을 살펴본 결과 민주당 회의 때 쓰던 기기가 아니라 30일 이후부터 새롭게 사용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장 기자의 기기 교체, 사건 관련 정황을 추가로 확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장 기자의 휴대전화 및 노트북PC 교체에 도청 의혹 수사에 대비한 증거 은폐 의도가 섞여있거나 여기에 KBS가 관여했을 경우 파장은 커질 전망이다. KBS 측은 이에 대해 특별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경찰은 앞서 장 기자가 지난달 23일 열린 민주당 회의를 전후해 당 대표실을 드나든 정황을 확인, 8일 자택 압수수색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KBS 정치부는 이날 자료를 내 "정치부의 어느 누구도 특정 기자에게 이른바 도청을 지시하거나 지시 받은 바 없음을 분명히 한다. (취재) 노력의 과정에 회의와 관련된 제3자의 도움이 있었다는 점을 부득불 확인한다"며 도청 의혹을 부인했다. 반면 민주당은 KBS의 '3자의 도움'주장과 관련, "우리가 파악한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회의에 관여된 민주당 관계자에 대한 조사를 한 경찰도 (민주당 관계자들이) 무관하다는 결론을 내린 만큼 KBS가 근거를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경찰 고위 관계자는 "일단 증거를 쫓아 수사를 벌이는 만큼 어떤 바람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며 "해야 될 수사는 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장 기자의 보고체계 등을 확인해 KBS 윗선까지 수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이정현기자 john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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