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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확 바꿔라" SK텔레콤 지각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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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 확 바꿔라" SK텔레콤 지각변동

입력
2011.07.11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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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사 준비로 노사 갈등까지 빚은 SK텔레콤이 이번에는 자회사들의 사업을 전면 조정한다. 일부는 분사 예정인 SK텔레콤의 자회사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여기에다 본업인 이동통신 사업과 연관성이 없다는 지적에도 불구하고 하이닉스반도체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군살은 빼고 새로운 사업을 추구하는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새로 짜면서 통신 일변도에서 벗어나 일대 변신을 꾀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플랫폼 부문 분사 준비와 함께 SK브로드밴드, SK텔링크, 커머스플래닛, SK커뮤니케이션즈 등 자회사들의 업무도 전면 조정할 방침이다. 자회사들이 맡고 있는 업무의 일부를 분사 예정인 플랫폼 부문 자회사로 이관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사업의 효율성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플랫폼 부문 분사를 결정한 만큼 필요하다면 (자회사들의) 사업을 조정할 수 있을 것"이라며 "여러 가지 조정 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업 조정 대상은 초고속 인터넷과 인터넷전화(VoIP), 인터넷TV(IPTV) 사업을 하는 유선통신업체인 SK브로드밴드. 초고속 인터넷과 IPTV의 영업마케팅 부문은 SK텔레콤, VoIP 사업은 SK텔링크에서 흡수하고 기타 부문은 분사 예정인 플랫폼 부문에서 가져가는 방안을 거론 중이다. 이미 SK브로드밴드 임원이 플랫폼 부문에서 관련 업무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되면 SK브로드밴드는 합병 대신 업무 조정 형태로 자연스럽게 SK텔레콤에 흡수될 수 있다.

SK텔링크와 커머스플래닛의 사업도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SK텔링크 사업 가운데 위성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과 커머스플래닛의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11번가 등을 플랫폼 부문으로 이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1번가의 경우 올해 거래 규모가 3조6,000억원을 예상하는 대형 전자상거래 사이트로, 매출은 3,0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11번가의 회원 데이터베이스(DB)는 소비 성향을 파악할 수 있어 OK캐시백 못지 않은 가치가 있는 것으로 꼽히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에 따르면 분사 예정인 플랫폼 부문에서 11번가 사이트를 가져가지만 구조조정 문제 때문에 커머스플래닛 인력까지 포함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인터넷 포털업체인 SK커뮤니케이션즈의 경우 일부 사업을 이미 SK텔레콤에서 대신 맡고 있어 조정이 용이한 편이다. SK커뮤니케이션즈의 쇼핑 등 전자상거래 사업은 SK텔레콤이 이달 1일부터 커머스플래닛을 통해 대신 운영하고 있다. 인터넷 광고 부문은 지난달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즈와 위탁 계약을 맺었으며, 게임은 CJ인터넷이 대신 운영하고 있다. SK커뮤니케이션즈가 직접 담당하는 사업은 미니홈피로 대표되는 싸이월드와 네이트온 뿐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자회사들을 SK텔레콤에서 분사 예정인 플랫폼 사업 부문이 흡수하면 자연스럽게 우회 상장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자회사 직원들은 일손을 놓고 불안해 하고 있다. 여기에 SK텔레콤과 노조의 잇따른 충돌, 모 사장이 플랫폼 부문으로 옮기는 것에 반대했다는 소문까지 나돌면서 SK텔레콤을 둘러싼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분사가 SK텔레콤의 단기 현안이라면 하이닉스 인수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완전 재편하기 위한 장기적이고도 혁신적인 고려 사항이다. 최근 SK텔레콤이 하이닉스 인수의향서를 제출한 것은 통신사업의 돌파구를 찾기 위한 시도다. 당장 반도체가 이동통신 사업과 연관성이 크지 않지만 향후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새로운 기기들의 사용이 늘면 또 다른 시장을 열어갈 수 있다는 판단이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통신은 시장이 포화상태여서 성장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매출이 올라도 요금 인하에 반영해야 하는 구조여서 성장을 위해 돌파구가 필요하다"며 "아직 하이닉스 실사 전이어서 구상을 내놓기는 힘들지만 반도체 인수는 장기적 관점에서 SK텔레콤의 성장을 염두에 두고 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분사와 자회사의 사업 조정으로 몸집을 가볍게 하고,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새로운 무기를 갖추면서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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