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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부스 활용·부촌 특화… 은행 '고객 맞춤형' 점포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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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화 부스 활용·부촌 특화… 은행 '고객 맞춤형' 점포 증가

입력
2011.07.11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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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점포로 고객을 유인하라.'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긴축재정으로 잠시 주춤했던 은행 영업점수가 다시 증가하고 있다. 자동화기기와 인터넷뱅킹 등의 새로운 채널의 등장에도 불구, 신규 고객유치와 우량고객 유지를 위해서는 점포를 통한 고객과의 접점 확대가 여전히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은 외국인이나 대학생 등 목표 고객에 맞춘 차별화 점포나, 정보기술(IT)을 활용한 첨단 지점을 개설하는 등 점포경쟁에 나섰다.

수신 기반 확대에 사활

11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전국에 산재한 은행권의 총 점포는 7,465개. 국민 6,400명당 1개꼴인 셈으로, 2008년 이후 100개 넘게 줄었다가 최근 다시 급속히 회복되는 추세다. 실제로 민영화를 추진중인 산업은행은 수신기반 확보를 위해 연말까지 점포를 75개(6월말 55개)까지 늘릴 방침이다. 국민, 신한, 우리은행과 농협 등 900개 이상 점포를 확보한 대형은행도 폐쇄보다는 수십 곳을 추가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거처럼 무작정 점포를 개설 하는 것은 아니다. 비용 대비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과거에는 상상할 수 없던 신개념 점포의 개설이 잇따르고 있다.

중소기업 지원만이 아니라 개인고객 확대에 들어간 기업은행은 KT와 제휴해 공중전화 부스를 영업망으로 확보했다. 목 좋은 곳의 공중전화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연내 1,000여개 설치할 예정인데, 상대적으로 부족했던 주거 지역 공략을 기대하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ATM을 통해 화상상담도 가능해 사실상 유인점포와 비슷한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은행은 편의점과 우체국에도 ATM을 넣어 국민은행(9,424대) 수준을 넘어선 개인고객 기반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국내 점포수 1위(1,154개)를 자랑하는 국민은행은 대학생 고객 공략에 분주하다. 올 상반기 전국 대학교에 '락스타존' 점포 41곳을 개설했다. 이 점포에서는 인디밴드 콘서트나 취업설명회 등이 열리고 영화와 음악 감상도 가능해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은행 관계자는 "고객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선 특성을 파악한 다양한 점포 확보가 우선"이라며 "점포의 규모는 줄여도 수를 줄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맞춤형ㆍ특화 점포에 주력

고액 자산가 등 특정 계층을 겨냥한 점포 전략을 펴는 곳도 있다. 전국에 217개 점포를 보유한 씨티은행이 서울 강남3구를 공략하는 게 대표 사례다. 현재도 전체 점포 중 25%(55개)를 강남권에 두고 있는데, 연말까지 5개 점포를 추가로 열 계획이다. 다른 은행의 강남권 비율이 10%내외에 머무는 것과는 크게 대비된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도 비슷한 전략이다. 프라이빗뱅킹(PB)센터를 각각 서울 강북지역 부촌인 동부이촌동과 부동산 경기 회복으로 유동성이 풍부한 부산 해운대 등지에 신설했다. 외환은행은 외국환 부문의 전문성을 살리기 위해 이태원과 스타타워, 한남동 등 외국인이 밀집된 곳에 외국인 VIP 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전문화된 직원도 배치했다.

반면 최근 파업사태를 겪고 있는 SC제일은행은 180도 다른 행태를 보이고 있다. 전국 404개 점포 중 올해 27곳을 폐쇄키로 했다. 고객방문이 적은 지점을 폐쇄하는 대신 콜센터, ATM, 인터넷뱅킹 등 비용이 적게 되는 채널을 통해 영업을 하겠다는 전략이다. 은행 관계자는 "점포를 늘리는 비용으로 고객들이 한결 편리한 접촉이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호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점포는 기본적으로 고객과 만나는 접점으로, 저비용으로 자금 조달을 유도할 수 있는 주요한 통로"라며 "채널 다각화로 점차 점포의 중요성은 줄겠지만 여전히 영향력은 클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관규기자 ace@hk.co.kr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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