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완(사진) 기획재정부 장관은 11일 정유사들의 기름값 인하 종료 후에도 "(휘발유 값이) ℓ당 2,000원 수준은 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정확히 분석해 봐야겠지만 지난 3개월간 정유사들의 할인에 따른 소비자가격 인하폭은 100원에 못 미쳤다고 결론 내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할인 시작 당시와 비교하면 최근 국제유가와 환율이 모두 내려 (할인이 종료되더라도) 실제 ℓ당 100원을 올릴 정도는 아니지 않나 판단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은 최근 일고 있는 유류 관련 세금 인하 요구와 관련해 "원유 할당관세는 현행 세율이 3%에 불과해 0%로 낮춰도 ℓ당 인하 효과가 20원에 불과하다"며 "세수는 1년에 1조2,000억원이 줄지만 국민이 체감하는 인하효과는 '찔끔'이어서 내리고도 욕을 먹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나타냈다.
그는 대학 구조조정이 없더라도 10월2일까지 국회에 제출하는 내년도 예산안에 대학등록금 완화 재원을 반영하느냐는 질문에 "예산안을 낼 때까지 구조조정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반드시 구조조정을 단행한 이후라야 예산에 반영할 수 있다기보다는 둘을 동시에 병행해 추진하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만 "부실 대학에까지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세금을 지원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 장관은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5%에서 4.5%로 하향 조정한 것과 관련, "지금 잠재성장률은 4.5%지만 법치 확립과 서비스산업 선진화, 사회갈등 완화, 남북 협력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2%포인트 이상 끌어올릴 수 있는 여력이 있으며 7% 성장 잠재력 자체를 포기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정치권의 소득ㆍ법인세 감세 철회 논란에 대해서는 "다른 나라도 소비세율은 올릴지언정, 특히 법인세율은 국제 조세경쟁 때문에 낮추는 경향"이라며 "소득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덜 내고 있지만 법인세는 국내총생산(GDP) 대비로 더 내고 있다"고 감세 기조 유지방침을 재차 피력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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