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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재정도 먹구름" EU 수뇌부 긴급회의 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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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재정도 먹구름" EU 수뇌부 긴급회의 소집

입력
2011.07.11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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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가 다시 확산되고 있다. 그리스의 2차 구제금융안 해법이 채 도출되기도 전에 이탈리아의 재정위기 가능성이 불거졌다. 유로존 3위 경제국인 이탈리아의 위기가 본격화할 경우 구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

로이터통신은 11일 유럽연합(EU) 소식통을 인용해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브뤼셀에서 열릴 유로존 재무장관 회의에 앞서 EU 수뇌부 회동을 긴급 소집했다"고 보도했다. EU 고위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회의에서는 재정위기가 이탈리아로 전이되는 것을 막는 문제를 중점적으로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U 당국의 우려는 시장의 반응과 무관치 않다. 외신에 따르면 8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이탈리아의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5.28%를 기록했다. 이는 2002년 6월 이후 9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일주일 새 0.5%포인트 가까이 오른 것이다. 수익률이 올랐다는 것은 채권의 가격이 그만큼 떨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미국 헤지펀드사들이 지난달 이탈리아 국채에 대한 쇼트포지션(공매도) 규모를 대거 늘렸다고 전해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키고 있다.

로이터는 긴축재정안을 놓고 세금 인하를 우선시하는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와 재정적자 축소를 주장하는 줄리오 트레몬티 재무장관이 갈등을 빚으면서 이탈리아의 자금마련 능력에 대한 의구심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리스 다음 차례로 지목되던 스페인을 구제하는 데 필요한 비용이 3,000억유로인 반면 이탈리아의 경우 3년간 6,000억유로가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

그리스 채무 해결 논의에도 새로운 변수가 생겼다. FT는 "유로존 재무장관들이 그리스 국채를 시장에서 되사는 광범위한 채권환매 프로그램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제금융 대출이자를 낮추거나 채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재매입해 채무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유럽 정상들은 그 동안 민간이 보유 중인 그리스 채권을 만기가 더 긴 채권으로 바꾸는 프랑스의 롤오버(차환) 방식을 선호해 왔다. 디폴트로 간주될 수 있는 어떤 해법에도 반대했기 때문인데, 할인된 채권을 다시 사들이면 그리스의 채무 부담을 완화하는 효과를 가져와 결과적으로 부분적 디폴트를 수용하는 것과 같게 된다.

이 같은 방향 전환은 지난주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프랑스식 롤오버를 사실상 디폴트로 평가한다"고 밝히면서 힘을 얻고 있다. 채권 만기를 연장해도 시장으로부터 디폴트 선고를 받는 마당에 굳이 비현실적 방안을 고집할 필요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문제는 채권환매에 필요한 자금을 어떻게 조달하느냐이다. EU 집행위원회는 4,400억유로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을 채권 재매입에 쓰자고 요구하고 있으나 독일 정부의 반대가 걸림돌이다. 게다가 이 자금마저 그리스 채권 재매입에 투입될 경우 이탈리아 구제는 아예 꿈도 꿀 수 없게 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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