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초반이던 배우들이 성인이 되도록 시리즈가 이어지는 진풍경을 연출한 '해리 포터'는 흥행에서도 남다른 기록을 남겼다.
10년 동안 7편이 개봉한 '해리 포터' 시리즈가 벌어들인 돈은 무려 60억달러(약 6조2,000억원)다.1편당 9억달러를 벌어들인 꼴이다.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린 건 2001년 시리즈의 시작을 알린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이었다. 전세계에서 9억7,400만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미국 흥행집계기관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마법사의 돌'은 역대 흥행 9위에 올라 있다.
'마법사의 돌'이 시리즈 흥행 1위이지만 나머지 영화들도 대체로 고른 성과를 올렸다. '죽음의 성물 1부'(2010)는 9억5,400만달러를 벌어 역대 11위에 이름을 올렸고, '불사조 기사단'(2007)은 9억3,800만 달러(12위)를 기록했다. '아즈카반의 죄수'(2004)가 7억9,500만 달러(30위)로 가장 부진했다. 장사가 제일 안 된 경우에도 평균 제작비(약 1억 달러)의 8배 가까운 수익을 올린 것이다. 시리즈 7편이 역대 흥행 톱30에 포함됐다.
한국에서도 300만명 언저리의 고른 흥행 기록을 남겼다. 일정 관객을 보장하는 효자 시리즈의 역할을 해 온 셈이다. '마법사의 돌'이 425만명으로 최고를 기록했으며 '아즈카반의 죄수'가 273만명으로 손님이 가장 적었다. '아즈카반의 죄수'는 흥행 성적은 초라했지만 가장 완성도가 높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전세계적으로 두 번째로 흥행이 안 된 '비밀의 방'(397만명)이 국내에선 2위를 기록한 점이 흥미롭다. 한국에서 374만명이나 본 '불의 잔'은 가장 밋밋하다는 평가가 따랐다.
주인공의 성장에 발맞춰 시리즈는 회를 거듭할수록 어두운 색채를 띄었다. 이런 영화의 분위기 변화에 따라 감독 4명이 바통을 주고 받았다. 초기 두 작품 '마법사의 돌'과 '비밀의 방'은 가족영화 '나홀로 집에'로 유명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연출했고, '아즈카반의 죄수'는 '위대한 유산'의 멕시코 대표 감독 알폰소 쿠아론이 맡았다. '불의 잔'의 마이크 뉴웰을 거친 시리즈는 '불사조 기사단'부터 데이비드 예이츠가 메가폰을 잡아왔다.
라제기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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