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전선이 한반도 남북을 오르내리며 물폭탄을 쏟아 부어 전국 곳곳에 큰 수해가 발생했다. 오랜 장맛비로 지반이 약해져 산사태 피해가 속출했고, 도로 유실, 제방 붕괴, 주택ㆍ농경지 침수 등도 잇따랐다.
각 자치단체들은 잠시 비가 소강상태를 보인 틈을 타 이재민 구호와 피해 조사, 무너진 도로와 제방 응급복구 등에 행정력을 쏟고 있다.
11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와 각 지자체에 따르면 이번 비로 전국에서 12명이 사망하고 3명이 실종됐으며, 167세대 385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34분께 경남 하동군 옥종면 회신리 양지마을 박모(52)씨의 개사육장에서 박씨와 부인 고모(52)씨가 토사에 깔려 숨져있는 것을 마을 주민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전날 오전부터 박씨 부부의 휴대전화 연락이 되질 않고 모습이 보이지 않았다는 마을주민과 가족들의 진술로 미뤄 부부가 전날 개 사육장을 둘러보러 나섰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10일 충남 서천군 장항읍 원수리 서모(81)씨의 주택 뒷산에서 산사태가 발생해 서씨와 부인 구모(78)씨가 매몰됐다 구조돼 병원으로 옮겼으나 구씨는 숨졌다. 군산시 옥도면에서도 집에서 TV를 보던 유모(77)씨가 산사태로 목숨을 잃었다.
주택 파손과 침수 등으로 많은 이재민이 발생했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 중정리에서는 이날 마을앞 왕포천이 대청댐의 방류량 증가로 범람해 주민 10여명이 긴급 대피했다. 한국수자원공사 대청댐관리단은 전날 오후 6시부터 초당 500톤의 물을 방류하기 시작해 이날 오전 9시30분부터는 초당 1,000톤으로 방류량을 늘렸다.
또 논산시 논산읍내를 가로 지르는 중교천이 넘칠 위험이 높아져 9가구 13명이 마을 회관으로 긴급 대피했다. 부여군 세도면 마하동저수지와 충화면 복금저수지 아래 주민 등도 저수지가 범람할 조짐을 보여 마을회관으로 대피했다 일부는 귀가했다.
경남 하동군 금남면 1002번 지방도 등 전국적으로 68곳의 도로가 유실돼 지자체가 긴급 복구에 나서 43곳이 응급 복구를 마쳤다. 충남 논산 노성천과 연산천 등 제방 66곳도 붕괴되거나 유실돼 교통이 통제 됐다.
농경지 침수도 많아 전국에서 모두 3만5,216여㏊의 농경지가 물에 잠겼다. 1만2,300여㏊는 물이 빠졌지만 나머지는 아직 물에 잠겨있어 농민들의 애를 태우고 있다. 전국 최대 참외 재배지역인 경북 성주지역의 경우 전체 참외 재배면적의 42.5%가 물에 잠기는 피해를 입었다. 충남 논산시에서도 수박과 멜론 재배 비닐하우스 4,700동이 물에 잠겼다.
전남 순천시 황전면에서는 축사 6동이 침수돼 오리 2만마리가, 충남 부여군 내산면에서는 닭 1만5,100마리가 각각 물에 잠겨 폐사했다.
허택회기자 thheo@hk.co.kr
이동렬기자 dy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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