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유고래도 사람처럼 다른 어미의 새끼를 맡아 키워주는, 일종의 베이비시터를 활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투갈 앞바다 아조레스제도 피코섬에서 포르투갈 고래관찰연구팀이 2주간 관찰한 결과, 엄마 향유고래가 수심 1.6㎞ 깊이로 2시간까지 잠수해 주식인 오징어를 사냥하는 동안 엄마를 따라갈 수 없는 새끼들은 ‘고래 탁아소’에 맡겨지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10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이 보도했다.
연구팀과 동행한 수중사진작가 앤드류 서튼이 촬영한 사진을 살펴보면 한 암컷이 새끼 4마리를 돌보고 있는데 이중 1마리만 직접 낳은 새끼라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다른 엄마 고래가 사냥을 하는 동안 그 새끼를 함께 돌봐주는 것. 연구팀의 한 관계자는 “향유고래는 3,4세가 되면 자신이 먹이를 구하지만 9세에도 젖을 빠는 고래를 관찰했다. 몸집이 12m에 달하는 고래도 때로 베이비시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같은 공동육아는 향유고래가 이타심을 갖고 공동체 안에서 강하게 결속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사실상 고래가 음파를 통해 복잡한 의사소통을 하고, 모계사회를 통해 문화를 전수하며, 복잡한 구조의 사회를 형성한 종이라는 점은 캐나다 노바스코샤대학 연구팀 등 많은 과학자들에 의해 밝혀져 왔다.
한편 89개국으로 구성된 국제포경위원회(IWC)는 11~14일 영국에서 총회를 열고 일본 노르웨이 아일랜드의 고래잡이를 막기 위한 개혁안을 논의한다. IWC는 1986년부터 상업적 고래잡이를 전면 금지했지만 세 나라는 연구 목적으로 포경을 하고 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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