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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감스러운 '희망 버스' 도심 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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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유감스러운 '희망 버스' 도심 시위

입력
2011.07.1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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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조 주변에서 벌어진 '희망버스 시위'에 대한 우려가 크다. 6개월 넘게 이어졌던 분규가 극적인 노사 합의로 진정국면에 들어갔는데 여기에 불만을 품은 외부 세력이 사실상의 노사합의 파기를 주장하며 대규모 시위와 농성을 계속했기 때문이다. 1박 2일간 이어진 시위ㆍ농성이 예전보다 덜 폭력적인 방법으로 진행됐다는 점은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이런 일은 한진중공업 노사 어느 쪽에도 도움이 되지 않음은 물론 국민들의 지지를 얻기도 어렵다.

노사분규의 원인인 정리해고, 대기업의 잘못된 경영형태 등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킨다는 희망버스 측의 주장에는 공감하지 않을 수 없다. 한진중공업 노조가 6개월 이상 투쟁해온 목표와 다르지 않다. 그 결과 지난달 27일 노사 합의로 정리해고 해법에 합의하고 경영문제도 상호 신뢰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로 약속했다. 노사 양측이 어렵사리 합의에 이른 뒤 5일부터는 조업을 정상화했다. 이런 상황에서 명백한 제3자가 당사자간 노사 합의를 무력화하려는 행동엔 동의할 수 없다.

희망버스 참가자들이 부산역 앞에서 문화행사를 치르고 영도다리를 건너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앞까지 거리행진을 한 행동은 용인될 수도 있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다. 시위대가 경찰과 충돌해 양쪽이 다 다치는 상황은 영도조선소 진입을 둘러싼 마찰에서 시작됐다. 국가 주요시설인 대형 조선소에 시위대가 불법 진입하는 일은 허용돼선 안 된다. 농성 중인 노조간부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서라는 희망버스 측의 명분도 이해하기 어렵다.

한진중공업 사태는 부산시와 부산상공회의소, 부산고용노동청, 부산경제살리기시민연대 등이 지난달의 노사 합의를 존중해 해법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금은 향후 대책을 재촉하면서 그 이행을 지켜보는 게 순리다. 1만 명에 가까운 시위대가 심야에 도심을 점거해 시위ㆍ농성을 할 시기가 아니며, 또 다른 '희망버스 시위'를 계획할 일도 아니다. 일부 정치인들이 합세해 정치 쟁점화하려 들었다니 더욱 유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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