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언 파네타 미 신임 국방장관이 국제테러조직 알 카에다 섬멸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을 피력했다.
파네타 장관은 9일 취임 후 첫 외국 순방지로 아프가니스탄을 방문해 가진 기자회견에서 "알 카에다의 핵심 지도자 10~20명에 대한 제거작전을 벌이고 있다"며 "이런 목표는 달성 가능한 거리에 있다"고 말했다.
파네타 장관은 이렇게 자신하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한 이후 파키스탄, 예멘 등에 은신해 있는 알 카에다 핵심 지도부의 신원을 확인했다"는 말로 대답을 대신했다. 그러면서 빈 라덴의 후계자로 알려진 이집트 출신의 아이만 알 자와히리와 알 카에다의 아라비아반도 지부(AQAP) 지도자인 미국 태생의 안와르 알 알라키 두 사람을 거론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 사령관도 "5월 빈 라덴의 사살이 알 카에다의 활동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성과를 가져왔다"며 "알 카에다에 대한 전략적 해체가 가능할 것"이라는 비슷한 견해를 밝혔다.
미 국방 수뇌부의 이 같은 발언은 미국의 아프간 철군 일정과 맞물려 새로운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달 아프간 주둔 미군 3만3,000명을 내년 여름까지 철군하고 2014년까지 주요 전투병력의 철수를 끝낸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AP통신은 "미국이 전쟁을 시작한 원인인 알 카에다의 종말이 임박했다면, 철군 뒤 남는 7만명의 병력이 왜 계속 주둔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남는다"고 전했다. 파네타 장관은 이날 "7만명은 2014년까지 남는다"고 했으나, 국방부는 뒤늦게 대변인 성명으로 "파네타 장관의 발언은 2012년 9월까지 7만명이 주둔하다 2014년까지 점차적으로 철군한다는 의미"라며 "다만 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파네타 장관은 과거 미 국방장관이 방문했을 경우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과 공동 기자회견을 했던 것과 달리 이날 단독으로 언론 회견에 나서 카르자이 대통령과 미국과의 불편한 관계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추측을 낳았다. 카르자이 대통령은 "미국이 알 카에다를 소탕한다는 명분으로 지나치게 아프간 주권을 침해하고 있다"고 비난해 왔다.
워싱턴=황유석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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