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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가들 흔들/ 브라질 상파울루 아파트 뉴욕보다 비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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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릭스 국가들 흔들/ 브라질 상파울루 아파트 뉴욕보다 비싸

입력
2011.07.10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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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멈출 줄 모르고 성장해온 브라질이 환율 문제로 고전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 '통화전쟁의 상처'란 제목의 사설에서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낼 수도 있다"며 비틀거리는 브라질 경제를 우려했다. 지금까지 브라질은 헤알화 고평가를 막기 위해 외화유입을 제한하면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고금리 정책을 폈다. 그러나 고금리가 외화유입을 촉발하고 헤알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문제가 복잡해졌다.

브라질 헤알화는 1.56달러대로 1999년 변동환율제 도입 이후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 중이다. 헤알화가 2006년 대비 40%나 급등한 탓에 지난 5년 간 수입은 2배 가량 폭증한 반면 수출은 불과 5% 증가하는데 그쳤다. 외환보유고가 바닥을 드러내지 않은 것은 그나마 주요 수출품인 커피, 철광석 등 국재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덕분이다.

당국이 외국인 투자가의 수입에 세금 6%를 물리며 외화유입 차단에 나섰지만 올해 유입될 외국인 자금은 전년 485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시사주간 타임은 이런 상황을 두고 "브라질 사람들이 '신은 브라질인'이라던 농담이 외국인 투자가들의 농담이 됐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헤알화 급등이 빚어내는 '핫머니의 버블'은 위태롭기까지 하다. 상파울루의 음식점 가격이 프랑스 파리보다 높고, 번화가 아파트는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 파크 주변 고급 주택보다도 비싸졌다. 가구들은 가처분소득의 28% 가량을 대출 이자를 갚는데 쓰는데, 이는 미국이 금융위기를 겪기 직전보다 높은 수치다.

환율의 수렁에 빠진 경제에 인플레까지 겹치고 있지만 브라질 정부는 뾰족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4% 수준이던 인플레는 올 상반기 6.71%로 6년래 최고치를 기록 중이다. 정치권은 환율과 인플레를 놓고 무엇이 먼저인지 공방까지 벌이고 있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 등 정치권은 과거 브라질의 초인플레 악몽 탓에 물가 잡기를 최우선 정책을 삼겠다는 생각이다. 브라질 중앙은행도 금리를 계속 올리겠다는 신호를 시장에 보내고 있다.

그러나 FT는 "경제 자전거를 계속 달리게 하는 유일한 방법은 헤알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미 브라질의 금리는 주요국 중 가장 높아 금리인상은 추가 외화유입과 헤알화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귀도 만테가 재무장관이 최근 중국과 미국을 '환율 조작국'으로 비난한 것도 실은 에둘러 환율이 먼저라는 입장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브라질은 더 적은 복지, 더 많은 투자, 더 낮은 환율이 필요하다"며 "지금 이대로라면 경제성장률이 중국의 절반수준인 4% 유지도 버겁다"고 지적했다.

이태규기자 t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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